'시장 안전판' 미 석유 재고, 22년 만에 최저…"유가, 올여름 200달러"
파이낸셜뉴스
2026.06.04 04:43
수정 : 2026.06.04 0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석유 재고가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에너지정보청(EIA)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재고가 급감하면서 올여름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이를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 석유재고, 22년 만에 최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20%를 책임지는 핵심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것이 미 석유재고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폭등을 막기 위해 비축유를 풀고 있다.
미 에너지부 산하 EIA에 따르면 지난주 석유 및 석유제품 재고는 일주일 사이 1060만배럴 줄어든 15억7000만배럴로 쪼그라들었다.
배럴당 200달러 유가 속 도미노 붕괴 우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석유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폭등을 억제하는 완충장치인 재고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수 주일 안에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악관 자문역 출신인 밥 맥낼리 래피던 에너지그룹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으면 올여름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낼리는 "유가 폭등 위험이 경제 전반과 금융 시스템 등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 경제 전반과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에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채 누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유가 폭등 충격이 더해지면 취약한 고리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터져나갈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은 '셰일혁명' 덕에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주요 수출국이 됐지만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석유 공급 부족 속에 재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미국 석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대거 수출되면서 민간기업들과 정부의 석유 재고가 일주일 사이 1600만배럴 감소했다.
미 석유수출, OPEC 회원국 생산량 웃돌아
하루 440만배럴이던 미 석유 수출 규모는 지난주 하루 580만배럴로 급증했다.
이는 웬만한 OPEC 산유국들의 생산 규모를 압도한다.
이라크는 하루 약 4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이란은 하루 약 250만~300만배럴을 생산한다.
EIA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의 석유수출은 급증하고 있다.
하루 550만배럴 수출규모는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공급량 약 2000만배럴의 25%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미 석유 공급이 유가 급등세를 누그러뜨리는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SPR 방출, 양날의 칼
오닉스(Onyx) 캐피털그룹 산하의 '디 오피셜스'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헤이든-브리펫은 "미국이 국제 석유 시장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동 공급 차질을 완화하는 공급자로서 균형추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글로벌 오일 쇼크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략비축유(SPR) 방출 확대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헤이든-브리펫은 SPR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유가를 끌어내린 원동력이었다면서 "이 같은 완충장치가 약화하면 이는 안전판 대신 시장을 압박하는 악재가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유가 폭등을 완화하기 위해 SPR 약 5000만배럴을 풀었고, 추가로 1억7200만배럴을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종전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상승세가 억제되고는 있지만 불안한 흐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2% 넘게 더 올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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