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공정' 중단 시 치명적 손실...法, 삼성바이오 특수성 인정할까?

파이낸셜뉴스       2026.06.04 15:07   수정 : 2026.06.04 15:07기사원문
오는 5일 쟁의행위금지 항고심 첫 심문
'생산 전 과정'으로 금지 범위 확대 주목
서울고법 항고심 '반도체 전례' 인정받을까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이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돌입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과 연속성이 법원에서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법원이 반도체 공정에 대해 파업 중에도 '평상시 수준'의 가동 유지를 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바이오 공정 역시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제1민사부는 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의 첫 심문기일을 개최한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 법원이 내린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해 사측이 불복해 제기한 항고심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바이오 공정의 특수성을 일부 감안해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한 '마무리 공정' 등 일부 필수 작업에 대해서만 노조의 파업을 금지했다.

그러나 바이오 업계와 사측에서는 가장 핵심이자 시작점인 '배양 및 정제 공정'이 금지 범위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철저히 통제된 절차와 시간에 맞춰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만 품질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공정 도중 관리가 중단되거나 적절한 제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품질 바이오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초기 배양 공정부터 최종 마무리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연속공정' 전체가 노동조합법상 보안작업(원료·제품의 변질 및 부패 방지 작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판결을 고려하면 이번 항고심에서 사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앞서 파업 위기를 맞았던 삼성전자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은 "반도체 제조 공정은 24시간 연속 운전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며, 일시적 중단이 막대한 손해로 직결되는 만큼 파업 중에도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과 규모, 주의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고등법원이 반도체 사례에 제시된 기준을 참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법부가 파업으로 인한 국가적·산업적 손실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사의 정당한 사업수행권을 보다 폭넓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잡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노조가 기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정면으로 위배하며 전면 파업을 강행한 태도 역시 항고심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법원은 1심 결정을 통해 쟁의행위가 금지된 일부 마무리 공정 작업에 대해 노조가 조합원에게 작업 중단을 지시하거나 관련 지침을 배포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무시하고 해당 공정 작업자들까지 모두 파업에 참여하라는 지침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법부는 노조가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때마다 1회당 20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까지 내린 상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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