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명뿐' 수사자료 분석 마스터… 외국 경찰에겐 K치안 일타강사

파이낸셜뉴스       2026.06.04 18:20   수정 : 2026.06.04 18:19기사원문
최승우 경기남부경찰청 중요경제범죄수사팀장
지난달 K치안 연수 강사로 참여
동남아국 경찰과 네트워크 형성
초국가범죄 공조체계 강화 계기

"대한민국 수사자료 분석 전문가로서 국내에서 쌓아온 데이터 분석과 가상자산 추적 역량을 해외 경찰과 계속 나누고 싶습니다."

최승우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중요경제범죄수사팀장(경감· 사진)은 4일 "보이스피싱, 마약 등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범죄는 더 이상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6년 경찰에 입직한 최 팀장은 올해로 21년차 수사관이다.

입직 초기부터 금융범죄 수사 현장을 거치며 수사자료 분석 분야에 집중해 왔다. 수사자료 분석은 통신 내역, 인터넷주소(IP), 금융계좌 등 사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수사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최 팀장은 이를 실제 수사에 접목해 성과를 쌓았고, 2022년 경찰청으로부터 '수사자료 분석 전문수사관 마스터' 인증을 받았다. 현재 전국에서 해당 분야 인증을 받은 수사관은 단 6명뿐이다.

그는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난달 'K-치안 연수' 사업에 강사로 참여했다. 현재 경찰청은 치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한국 경찰의 수사 기법과 치안 노하우를 해외에 전수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4개국에 경찰관 732명을 파견해 외국 경찰 8025명을 교육했고, 84개국 경찰관 5056명을 국내로 초청해 연수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도 라오스·캄보디아 경찰 20명을 초청해 동남아 지역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연수를 실시했다.

최 팀장은 "지난 2017년과 2019년 경찰청의 치안 ODA 사업 일환으로 필리핀 경찰청에 2주간 파견돼 강의한 경험이 있다"며 "특히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납치·살인 사건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초국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가 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해 이번 연수에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수에서 최 팀장은 라오스·캄보디아 현지 경찰을 대상으로 최신 피싱범죄 동향 분석, 수사정보 분석 방법론과 실제 사례, 범죄수익금 및 가상자산 추적 기법 등을 교육했다. 우리나라와 수사 환경이 다른 점을 고려해 이론 설명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수사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를 구성했다. 교육에선 이론과 실습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최 팀장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런 덕분에 현지 경찰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최 팀장은 "연수 내내 현지 경찰들의 열의가 대단했고, 한국 경찰이 수사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는 방법과 가상화폐 추적 역량을 단기간에 내재화한 과정에 관심이 많았다"며 "연수가 끝날 무렵 한 현지 경찰이 '캄보디아에 직접 와 단기 실습 교육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 순간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번 연수가 동남아 국가들과의 실무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경찰청을 통해 공조 요청을 보냈을 때 현지 경찰이 이미 한국 경찰과 함께 수사 기법을 배우고 신뢰를 쌓은 사람이라면 보다 우호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이번 연수를 통해 라오스, 캄보디아 경찰의 실무 담당자들과 직접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향후 실질적인 국제 공조 수사의 전기를 마련하는 단단한 씨앗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해외 경찰과의 교류를 이어가며 한국 경찰의 수사 경험과 분석 역량을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최 팀장은 "한 명의 수사관이 해외에까지 선의의 영향력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라며 "캄보디아 경찰이 요청한 현지 실습 교육도 언젠가 꼭 진행하고 싶고, 혼자 잘하는 수사관이 아니라 함께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수사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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