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오르려고"…원·달러 환율, 공항선 1620원대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3:31
수정 : 2026.06.07 13: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공항 환전소 달러 현찰 판매 환율은 이미 1624원까지 올라섰고, 외환시장에서도 환율이 장중 1561.5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어디까지 오르려고"…공항선 1600원대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4분기 들어 지난 5일까지 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90.9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4분기(1596.88원) 이후 약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는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18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됐던 2~3월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은 4월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5월 들어 다시 4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달에도 4거래일 동안 18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9000선에 근접하면서 차익실현 수요가 커진 데다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 수요까지 겹치며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물가 상승 압력과 견조한 고용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달러 매도를 늦추면서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출업체들도 환전을 미루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500원대 고환율 계속되나…후폭풍 우려
외환당국에선 잇따라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환율이 1520원선에 근접하자 "환율 움직임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즉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일본도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엔화 약세 흐름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했다"며 "당국 개입은 상승 속도를 완화하는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소비 위축과 내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원화 기준·전년 동기 대비)은 3월 20.4%, 4월 20.2%를 기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본격화했던 2022년 9월(24.2%)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회복한 수치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불안이 커질 경우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1500원대 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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