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산업현장 경력도 학위가 된다… 제주 명예직능학사 제조업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5:42
수정 : 2026.06.07 15:42기사원문
도민대학 명예직능학위제 운영
농·수·축·임업 이어 제조업 포함
7월 31일까지 기관·단체 추천 접수
생애사 기록·교육자료 활용 지원
숙련기술 세대 전승 기반 마련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평생 한 분야를 지켜온 도민의 숙련기술과 현장 경험이 평생학습 성과로 인정받는다. 학교에서 배운 학력뿐 아니라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을 지역사회의 지식 자산으로 기록하고 다음 세대 교육에 활용하려는 시도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2026년 제주도민대학 명예직능학위제'를 제조업 분야까지 확대 운영한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대상 분야 확대다. 지난해에는 1차산업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올해는 제조업 분야가 새로 포함됐다. 금속가공, 기계, 가구, 플라스틱·광물, 종이, 가죽, 식품, 의복·의류, 산업용 기계 수리 등 다양한 업종의 장기 종사자가 추천 대상이 된다.
제조업까지 범위가 넓어진 것은 제주 산업 구조를 더 폭넓게 반영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주 경제는 관광과 1차산업 이미지가 강하지만, 지역 현장에는 식품 가공, 의류, 기계 수리, 생활 제조, 가구와 금속가공 등 오랜 시간 기술을 축적해 온 숙련인이 적지 않다. 이들의 경험은 지역 산업을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기반이다.
명예직능학위제는 학력 중심 인정 체계에서 벗어나 현장 경험을 학습의 성과로 보는 제도다. 한 분야에서 50년 이상 일했다는 것은 기술 숙련만 뜻하지 않는다. 지역의 생산 방식과 시장 변화, 위기 대응, 후배 양성, 생활문화까지 몸으로 쌓아 온 기록이다.
추천 접수는 지난 4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농·수·축·임업과 제조업 관련 기관·단체가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이후 서류 검토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 학위 수여는 9월로 예정돼 있다.
심사는 직무 핵심역량과 교육적 가치, 기술·지식 전수 역량,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추천기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실제 활동 내용과 지역사회 공헌 정도도 확인한다.
제주도민대학은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1차산업 분야 50년 이상 종사자 49명에게 명예직능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지역의 숙련기술과 직업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반을 마련한 첫 사례였다. 올해 선정되는 명예직능학사에게는 학위와 함께 명예의 전당 등재, 개인별 생애사 기록이 지원된다. 숙련인의 경험과 사례는 교육 자료로도 활용된다. .
제주에서 숙련기술 기록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산업현장 인력 세대교체가 늦어지면서 오랜 현장 경험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1차산업과 생활 제조업은 매뉴얼로만 전수하기 어려운 감각과 노하우가 많다.
명예직능학위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도민대학은 평생교육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강의실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 현장을 배움의 공간으로 인정하고, 숙련인을 지역사회 교사로 세우는 방식이다. 청년과 후배 종사자에게는 직업의 역사와 현장 지식을 배울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누리집 공고문에서 확인하면 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