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언제든 멈춰도 돼"… 경쟁 없는 '추억쌓기'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8:13   수정 : 2026.06.07 18:12기사원문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한강서 열린 일반인 3종 경기
체력·숙련도에 맞게 코스 선택
경쟁 배제하고 '완주'만 인증
가족·친구 단위 참가자들 많아

"다 왔다. 다 왔어. 파이팅!"

지난 6일 오전 서울 뚝섬한강공원 러닝코스 곳곳에서는 심심찮게 응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코스 지점마다 서서 격려를 보내는 안전 관계자들의 목소리뿐 아니라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과 반환점을 지나 돌아오는 참가자들이 마주칠 때마다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달리다 지쳐 숨을 고르며 걷는 사람들 역시 자신을 추월해가는 참가자들에 질투가 아닌 격려의 시선과 목소리를 보냈다.

지난 5일부터 주말 내내 이어진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달리기·수영·자전거 등 '철인 3종'을 누구나 자신의 페이스대로 완주하는 장이다. 경쟁을 배제하고 각자 '완주'를 목표로 하는 만큼 평소 체력이 부족하더라도, 뛰어난 실력을 갖추지 않더라도 부담 없이 참여가 가능하다. 참가 접수를 시작한 지난 3월 말에는 2주 만에 3만명의 모집을 마감할 정도로 관심이 몰렸다.

행사 둘째날에도 현장은 참가 팔찌를 받기 위한 인파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이전부터 수변무대 인근을 가득 메운 대기줄로 접수를 완료하는 데만 20∼30분이 걸리기도 했다. 일찍부터 한강공원에 나와 9시 전부터 줄을 선 한씨(31)는 "오늘 처음 '철인 3종'에 도전해보는 것"이라며 "오늘의 목표는 오로지 완주"라고 포부를 밝혔다.

'철인 3종'의 공식 올림픽 코스는 달리기 10㎞, 수영 1.5㎞, 자전거 40㎞다.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경기'가 아닌 만큼 각자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해 시간에 관계없이 완주하는 것만이 목표다. 올해부터는 특히 '중급코스'를 새로 마련해 체력·숙련도에 따른 선택폭을 넓혔다. 달리기는 5·7·10㎞, 자전거는 10·15·20㎞, 수영은 200·300m 풀과 한강 500m·1㎞로 구성했다.

현장 관계자는 시작점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모인 사람들에게 "힘들면 자유롭게 걷거나 쉬셔도 괜찮다"며 "언제든 멈춰도 되고 돌아와도 된다"고 당부했다.

5·7·10㎞ 코스에 따라 마련된 반환점을 돌아 완주를 해내면 1종목에 대한 인증 도장을 받는다. 등수나 기록에 상관 없이 누구나 자신의 코스를 마무리했다면 받는 포상이다.

잠실에서 온 김씨(27)는 "한강에 들어가 보고는 싶지만 수영을 못해 달리기만 참가했다"며 "올해 처음 행사를 알게 됐는데 한 종목만 참가하지만 완주한 것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와 함께 중급코스 7㎞를 달린 윤씨(35)는 "지난해에 처음 도전해보고 올해 코스를 높여 다시 도전했다"며 "예약 인원을 더 늘려서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엄마·아빠와 함께 2년 연속 축제를 찾은 김양(14)도 "올해는 친척까지 함께 '철인 3종'을 해보러 왔다"며 "수영을 할 줄 아는 아빠만 한강에 들어갔다 왔는데 아주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


한강공원 곳곳에 마련된 체험부스와 놀이 콘텐츠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철인 3종'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서울 체력장' 부스를 찾아 체력인증을 받아볼 수 있고, '한강라면' 부스에서는 각자 기호대로 나만의 라면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강남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항씨(32)는 "달리기만 참가해보려고 친구들과 처음 와봤는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며 "이미 알고 있던 축제였는데 내년에도 열린다면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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