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소년, 데뷔작으로 칸 레드카펫..."전력 다해 오디션 준비, 영화 본 엄마 엉엉 울었죠"

파이낸셜뉴스       2026.06.08 09:07   수정 : 2026.06.08 09:06기사원문
영화 '상자 속의 양' 쿠와키 리무 배우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2004년 영화 '아무도 모른다'의 장남 아키라 역을 맡았던 배우 야기라 유야(당시 14세)에게 칸영화제 역사상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칸의 단골 초청 감독인 그가 이번에는 영화 '상자 속의 양'의 주인공인 10세 신예 쿠와키 리무와 함께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연기한 10살 소년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상자 속의 양'은 죽은 아들의 기억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레에다 감독이 '어느 가족'이후 8년 만에 직접 집필한 각본으로 만든 영화로 그동안 즐겨 다뤄온 '가족' '상실'의 주제에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라는 미래적 소재를 결합했다.

극 중 아들을 잃은 한 부부의 집에 입양된 휴머노이드 로봇 '카케루' 역을 맡아 열연한 쿠와키 리무를 지난 5일 서울 강남에 있는 배급사 NEW 사옥에서 만났다. 인터뷰가 진행된 15분 동안, 다소 긴장한 듯 손으로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면서도 답변할 때는 10세 아이다운 천진함과 명민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대형 스크린에 담긴 자신의 연기를 본 소감을 묻자 리무는 "연기할 때는 미처 몰랐는데 화면으로 보니까 '저게 누구야? 나네!' 싶었다. 내 모습이 귀엽고 멋지다고 생각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인간이 아닌 로봇을 연기하는 것은 성인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일 터. 촬영 당시 어떤 생각을 하며 연기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독님의 특별한 지시는 없었고 '너답게 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일단 해보자'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로봇 느낌을 주기 위해 눈을 깜빡이지 않는 정도의 노력은 했다"고 연기 비결을 밝혔다.

함께 호흡을 맞춘 고레에다 감독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그렇게 엄청난 분인 줄 몰랐다"면서 "실제로 같이 일해 보니 정말 다정하고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벌써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다. "엄마가 '이걸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셨는데, 영화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는 리무는 "직접 해보니 연기가 정말 즐겁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오디션에 정말 합격하고 싶어서 전력으로 연습했다. 밤 12시가 될 때까지 자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며 남달랐던 준비 과정을 털어놓았다.

고레에다 감독 "첫인상 캐스팅...뉘앙스 바꿔가며 연기 감탄"


치열한 노력 끝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눈물바다였다. 리무는 "우리 엄마가 엄청난 울보시다. 영화에서 내가 단 1초만 나와도 우신다. 아빠도 조금 울었다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또한 "내 합격 소식을 듣고 평소 잘 울지 않는 누나까지 의외로 눈물을 흘렸다. 정작 나는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지만,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몰라 얼떨떨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데뷔작으로 칸영화제를 다녀온 후 스스로 달라진 태도가 있을까? 리무는 "특별히 변한 것은 없다"면서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의 영향인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족에게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고레에다 감독은 4일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역 배우 캐스팅과 관련해 "평소에도 직감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와키 리무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 아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거듭하며 스태프들의 합의를 거쳐 발탁한 리무는 "연기할 때 뉘앙스를 바꿔 연기하는 능력을 드러내며 아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감독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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