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 성과? 돈이 있어야 주식하죠"…저소득층, 복권 지출 60% 늘어난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6.06.08 08:45
수정 : 2026.06.08 08: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호품 소비가 줄어든 대신 복권 소비가 늘어나면서, 최근 주식시장 활황에도 투자 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복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소득층은 '불황형 소비'가 늘었다…복권 지출 60.8% 급증
같은 기간 3분위 가구의 복권 지출은 855원으로 15.4% 감소했고 5분위 가구도 745원으로 21.2% 줄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이 외식이나 여가 등 일반 소비를 줄이고, 적은 비용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복권 구매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복권 소비 증가가 전 계층 현상이 아니라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거비와 식비, 대출 이자 부담 등이 커지면서 필수 지출만으로도 가계 부담이 증가하자 술·담배 등 기호품의 선택적 소비는 줄었다. 1분위 주류 지출은 697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감소했고 담배 지출도 1만4843원으로 11.8% 줄었다.
고물가·경기 둔화 부담, 저소득층에 집중
올해 1분기 실질 기준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8만821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가계지출은 142만6387원으로 4.9% 늘었다. 소비지출도 123만510원으로 5.1% 증가하며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23만8614원으로 3.3% 증가했다. 실제주거비는 11만4509원으로 6.6% 늘었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에 따른 이자비용도 2만4339원으로 23.9% 급증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의 올해 1분기 적자액은 43만8174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고물가와 경기 둔화의 부담이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투자 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이 최근 코스피(KOSPI) 상승으로 인한 투자 열기에서 소외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복권 수요가 더욱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술과 담배까지 줄여가면서도 복권을 구입하는 것은 현재 생활이 어렵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하기 위한 소비 행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최근 주식시장 호황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주 등은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식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이를 대신할 수단으로 복권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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