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서 핀 것도 안 되냐?"…증거 없는 '층간 흡연'에 우는 윗집
파이낸셜뉴스
2026.06.08 09:44
수정 : 2026.06.08 10: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층간 흡연'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아랫집의 상습적인 실내 흡연과 거짓 해명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한 입주민의 사연이 전해져 공감을 얻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랫집 담배 연기 때문에 미치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랫집 거주자가 화장실과 거실 베란다를 오가며 시도 때도 없이 담배를 피우는 탓에 극심한 간접흡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후에도 담배 냄새가 지속되자 A씨는 재차 항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혼자 사는 60대 여성이라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다"며 발뺌했다. 평소 A씨에게는 남편이 주말에만 가끔 집에 들어온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관리사무소에는 혼자 산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이후에도 관리사무소의 경고방송이나 중재가 있을 때만 며칠 잠잠하다가 다시 흡연을 재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참다못한 A씨는 최근 담배 냄새가 독하게 올라오자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아랫집을 살폈다. 베란다 창문에 비친 사람 그림자와 함께 따뜻한 온기, 그리고 자욱한 담배 연기가 아랫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한 A씨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아랫집 거주자는 황급히 베란다 문을 닫고 커튼 뒤로 숨었다. 직후 담배 냄새도 뚝 끊겼다.
A씨는 "1층으로 내려가 해당 세대를 바라보자 커튼을 들추고 밖을 살피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다시 숨는 모습도 포착됐다"며 "다시 관리사무소에 강력히 항의하자, 아랫집은 여전히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내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안 되는 거냐"고 되물어 사실상 실내 흡연을 인정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차라리 흡연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이해해 보려고 노력이라도 했을 텐데, 눈앞에서 걸려놓고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이 너무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입주자는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에서의 흡연으로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피해를 입은 입주자는 관리사무소에 이를 조사하고 권고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강제력이 없는 자율적 권고 조치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피해 입주민들은 사적 보복이나 직접적인 항의 방식조차 조심스러운 처지다. 흡연 세대를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르면 주거침입이나 스토킹 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고, 엘리베이터 등 공용 공간에 특정 호수를 명시해 비판 대자보를 붙이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되레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층간소음은 영상으로 소리를 녹음해 증거라도 남길 수 있지만, 층간 흡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를 증명할 길이 없어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며 "직접 찾아가거나 게시물을 붙이는 것도 불법이라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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