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대일 수출 80% 급감..EV용 중희토류 사실상 '제로'
파이낸셜뉴스
2026.06.08 12:50
수정 : 2026.06.08 12:50기사원문
日 기업들 호주·인도 등으로 탈중국 가속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올해 3~4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결과다. 전기차(EV)와 반도체, 항공우주 산업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이 막히자 일본 기업들은 호주·인도 등으로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재활용 투자에 나서는 등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3~4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82% 감소했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기기와 반도체 제조장비, 항공우주 산업에 활용되는 이트륨 수출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는 "이트륨은 대체 소재를 찾기 어려워 일본 산업계의 우려가 특히 크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악화된 중일 관계가 수출 감소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올들어 이중용도 품목 관리 규정을 근거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최종 사용처와 구매 기업, 재수출 여부 등을 세부적으로 검증하면서 수출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다.
한 일본 대기업의 중국 주재 임원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 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공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발전기, 스마트폰, 반도체 장비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원료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가공 분야에서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 통제는 특정 국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일본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JX금속은 호주 희토류 광산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으며, 프로테리얼은 인도 내 자석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 중이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미국 재활용 기업에 투자하며 희토류 회수·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 내 낮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토류 광산 개발부터 정제·가공까지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은 물론 일부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이후 일본 기업들의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중국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기업들이 원자재 확보를 위해 생산 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일본 기업들은 희토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모터 등 전자부품을 조립한 뒤 완제품 형태로 일본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전문가들은 희토류가 향후 미·중 전략 경쟁과 동아시아 안보 갈등 속에서 핵심 경제안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희토류까지 공급망 무기화가 본격화되면서 각국의 자원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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