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주가조작 아닌가"…李대통령, 인탑스 직격에 금융당국 칼 뺐다
파이낸셜뉴스
2026.06.08 13:57
수정 : 2026.06.08 13:57기사원문
상장 후 한 번도 없던 공매도 과열이 4번이나
'주가 누르기' 의혹 인탑스, 금감원·거래소 전격 점검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상장사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을 악용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자본시장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배주주 일가가 꼼수를 동원해 주가 상승을 제한해 놓고 저가에 지분을 늘렸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금융당국도 즉각적인 사실관계 점검에 착수했다.
8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인탑스의 교환사채 발행 관련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이런 것이 주가 조작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하지만 인탑스는 해당 사채에 이례적인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을 삽입했다.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교환가액(2만609원)의 130%를 초과할 경우,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고작 0.1%의 이자만 지급하고 사채를 강제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주가가 기준선(2만6792원)을 넘어 콜옵션이 발동되면 기대했던 차익을 모두 잃게 되므로, 수익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공매도를 동원해 주가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눌러야 하는 기형적인 구조에 놓이게 됐다.
시장 데이터는 이 같은 '공매도 유인'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상장 이후 한국거래소로부터 단 한 번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적이 없었던 인탑스는 해당 교환사채 발행 직후인 지난해 11월 초부터 지난달까지 약 7개월 동안 무려 네 차례나 공매도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 논란을 키운 대목은 주가가 억눌린 이 시기를 틈타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너 2세인 김근하 인탑스 대표는 가족회사인 '플라텔'을 통해 인탑스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환사채의 독소 조항으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주가 상승이 철저히 제한되는 동안, 지배주주 측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집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이번 공개 비판은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국내 증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역행하는 자본시장 내 편법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상속세 등을 아끼기 위해 주가를 억지로 낮추는 대주주들의 행태를 질타하며 "상법 개정 후속 입법 1순위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대통령의 지적 직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국은 정식 조사에 앞서 '점검' 형태로 신속하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발행 당시 공시 내용이 적절했는지 구조를 뜯어보고, 사채 발행 이후 시장 내에서 실제 불공정거래나 시세조종 행위가 발생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아울러 당국은 이 같은 편법적인 '주가 누르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공시제도 등 보완 대책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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