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정책, 월드컵 흥행에도 악영향…호텔 예약, 미국만 저조
파이낸셜뉴스
2026.06.09 06:09
수정 : 2026.06.09 06: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이 미국의 월드컵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중미 16개 도시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캐나다와 멕시코 호텔들이 예약으로 미국 도시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와 멕시코 과달라하라 호텔 예약률이 48%로 1위를 기록했고, 캐나다 토론토와 멕시코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역시 40%가 넘는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도시 가운데 40% 넘는 예약률을 기록한 곳은 44%의 샌프란시스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코스타는 월드컵 경기에 앞서 16개 도시 14개 호텔 업체들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일부 미 호텔들은 예약률이 양호하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대부분 멕시코와 캐나다 호텔들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숙박료가 더 저렴한 데다 미 입국 비자 문턱이 높아진 것이 주된 배경이다.
월드컵 경기를 위한 관람 비용이 치솟으면서 관객들은 숙박비를 줄이는 데 혈안이 됐다.
재판매 자료 조사 업체 티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결승전 입장권은 이미 좌석당 2만달러(약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경기장을 오가는 교통비도 뛰었다.
럭셔리 스포츠 여행 업체 로드트립스의 데이브 구엔터 사장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시장에서 배제된 관람객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에 더해 미국 입국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하고 있다.
관중들은 미 입국비자가 거부될 수도 있고, 외국인을 환영하지 않는 미국의 정치 환경에 대한 우려로 미 호텔 예약을 꺼리고 있다.
월드컵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면 월드컵 특수를 노리던 미 도시들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 개최 도시들은 이미 경기장 개축과 보안 강화, 교통 개선, 마케팅 등에 수억달러를 쏟아 부은 터라 관중 유치가 저조하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미국 내에서 온기도 다르다.
구엔터 사장은 미 경기 입장권 가격이 멕시코보다 더 높아 이득을 볼 수는 있지만 이런 이득도 남부 국경 지대에 대부분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남미 열성 팬들이 미 중부나 북부까지 여행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단기 주택 임대도 붐이다. 에어DNA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현재 멕시코 단기 주택 임대 수요는 미국과 캐나다를 압도하고 있다.
가격이 주된 배경이다.
멕시코 단기 주택 임대 비용은 1박에 100달러면 되지만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300달러 안팎이 든다.
에어DNA 경제예측 부문 책임자 브람 갤러거는 "이들 값싼 저가 숙박 물량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빠르게 동이 난다"고 말했다.
미국은 캐나다에 비해서도 크게 밀린다.
이번 월드컵에서 6경기를 치르는 캐나다 토론토의 BMO필드는 도심에 있다. 근처 호텔에서 접근하기가 쉽다. 토론토시는 경기 당일 경기장으로 접근하는 대중교통도 늘리기로 했다. 가격도 저렴하다. 지하철, 버스, 차량 이용료가 평소 수준인 4달러 미만이다.
반면 뉴욕의 경우 맨해튼에서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경기장까지 왕복 기차 요금이 150달러로 책정됐다. 이후 98달러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미 최고 흥행 스포츠인 NFL 미식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 책정되는 가격 12.90달러의 7.6배 수준에 이른다.
오는 7월 19일 결승전을 포함해 모두 8경기가 치러지는 뉴욕의 호텔 예약률은 39%에 그친다.
호텔 업계에서는 미 입국 거부 우려도 저조한 예약률의 배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페블브룩 호텔 신탁 최고경영자(CEO) 존 보르츠는 "(이민) 구금 시설에 갇힌 이들의 모습을 내보내는 방송 환경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블브룩은 월드컵 특수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매출이 평소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약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페블브룩의 마이애미 호텔 예약률은 평소 6월에 비해 고작 9% 정도 더 높을 뿐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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