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허락한 돈"…의식 없던 아버지 통장서 거액 인출한 새어머니
파이낸셜뉴스
2026.06.09 11:17
수정 : 2026.06.09 14: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아버지의 통장에서 거액을 인출해 사용한 새어머니가 "남편이 허락한 돈"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자 인출된 돈을 돌려받고 싶다는 아들이 법적 조언을 구했다.
2년전 재혼...중환자실 계실때 거액 인출한 계모
5남매 중 둘째라고 밝힌 A씨는 "아버지는 일찍 어머니와 사별하고 오래도록 외롭게 지내시다 2년 전 좋은 분을 만나 재혼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버지가 행복해보이셔서 저희 남매들은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뒤 아버지의 지병이 갑자기 악화돼 결국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로 두 달을 버티다가 세상을 떠나셨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장례를 치른 뒤 드러났다.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던 그 두 달 동안, 아버지의 여러 계좌에서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거다. 평소 생활비 수준이 절대 아니었다"고 했다.
A씨는 새어머니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고, 이에 새어머니는 "남편이 생전에 허락한 돈"이라며 "그 돈은 이미 다 써버렸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아버지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저희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며 "설령 정신이 맑으셨다 해도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평소 지출 내역 하나하나를 직접 챙길 만큼 꼼꼼한 분이셨다"며 "그리고 새어머니의 말을 더더욱 믿을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저희 막내가 발달장애가 있어 평생 돌봄이 필요한데, 아버지는 평소에도 '내 재산은 막내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이런 아버지의 뜻을 전하자 새어머니는 '어떻게 아버지의 진심을 의심하느냐'며 오히려 화를 내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계신 동안 인출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상속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지, 형사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인출 당시 아버지 의식 있었는지가 중요"
해당 사연을 접한 우진서 변호사는 "부당이득이 성립되기 위해선 새어머니께서 금원을 인출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어야 한다"며 "'배우자가 그러라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증여를 주장하시는 경우로 보이는데 이 경우 유효한 증여 의사가 있었는지가 문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님께서 중환자실에 계실 때 현금이 인출됐는데, 실질적으로 아버님께서 당시 의식이 없으신 경우였다면 이전에 증여 의사가 표명될만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 변호사는 "송금 시점의 건강 상태, 인출 경위, 사용처 등이 핵심 판단 요소가 된다"며 "증여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형사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어머니의 인출금은 상속재산에 포함해 다툴 여지가 있으며, 특별수익으로 반영해 상속분을 조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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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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