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삼전닉스는 오르겠죠?" 버텼더니 찾아온 코스피 조울증에 '아찔'

파이낸셜뉴스       2026.06.10 06:00   수정 : 2026.06.10 10: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A씨(39)에게 지난 월요일은 말 그대로 '블랙먼데이'였다. 뒤늦게 주식에 뛰어든 A씨는 불과 일주일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과 '홍대 삼소 회동' 소식에 LG그룹주와 로봇주, 네이버를 부랴부랴 매수하느라 꼭대기 층에 올라탄 상태였다.

그러나 8일 코스피 지수가 무려 8.29% 폭락하며 7400대까지 사정없이 밀려 내려갔고, A씨는 퍼렇게 물든 계좌를 보며 공포에 질렸다.

결국 '젠슨 황 테마주'를 투매한 A씨는 대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A씨는 "코스피 절반이 삼성전자·하이닉스라는데, 그래도 이 둘은 내버려둬도 언젠가는 오르지 않겠느냐"는 말을 덧붙였다.

'검은 월요일' 지나더니…미국발 반도체 훈풍에 '8000피' 탈환


불과 하루만인 9일, 코스피는 전날의 급락세를 딛고 8%가량 급등하며 8096.92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시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사이드카(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시가총액 상위 2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코스피 흐름을 따라 '30만전자'와 '200만닉스'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기준 8.97% 오른 32만2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15.91% 상승 221만5000원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9.87%)과 샌디스크(5.30%), 인텔(11.19%), 엔비디아(1.73%) 등이 직전 거래일 급락을 딛고 반등에 나선 영향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61% 급등했으며, 국내 증시도 미국 반도체주 중심 훈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급락 이후 급등, 롤러코스터를 탄 '조울증' 코스피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9일 '조울증 코스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8일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저가 매수세 유입에 이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짚었다.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코스피 장세를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 곡선에 빗댄 것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지수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면서 8일 서킷브레이커, 9일 매수 사이드카가 연달아 발동되는 등, 이틀 만에 시장의 극단을 오가는 모양새다. 문제는 현재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변동성의 본질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철저하고 기계적인 유동성 리밸런싱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역시 19.01% 급등한 91.20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 3월 5일 기록한 올해 전고점(83.58)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거래소가 해당 지수의 공식 발표를 시작한 2009년 4월 13일 이후 사상 최고치이기도 하다.

"그래도 삼전닉스는 오르겠죠?"…믿음의 '버티기'


극심한 변동성에 휘둘리던 개인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전날 각각 '30만전자'와 '200만닉스' 타이틀을 내준 국내 반도체 대장주는 하루 만에 이를 되찾았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이익 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아직 반도체주의 피크아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최근 하락세는 그간 급등폭이 컸던 데 따른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가 조정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SK증권은 최근 주가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61만원, 400만원으로 유지하며 "조정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삼성전자 목표가 55만원, SK하이닉스 380만원으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두 종목 모두 업종 평균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고 봤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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