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최고재무책임자, 반도체 가격 인상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2026.06.10 07:19   수정 : 2026.06.10 12: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 압박을 인정하며 향후 반도체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우리의 제조 비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TSMC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설계하는 최첨단 칩을 독점하다시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TSMC의 가격 인상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전자기기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도미노 효과'를 촉발할 수 있다.

다만 황 CFO는 갑작스러운 폭등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4배, 5배 수준의 돌발적인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기술 리더십과 제조 우수성을 바탕으로 우리의 가치를 가격에 반영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경쟁사들처럼 가격을 인상하고 싶다는 뜻을 주주들에게 내비친 바 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TSMC는 격화되는 미·중 무역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는 핵심 공급망 확보를 위해 TSMC를 향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그러나 황 CFO는 TSMC가 최근 미국과 일본, 독일의 글로벌 생산 기지 확장이 지정학적 압박 때문이라는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대만을 벗어나 해외 공장을 짓는 것은 오직 고객사의 수요에 기반한 것"이라며 "고객들이 원해서 가는 것이지, 정부의 요청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TSMC로부터 애리조나 공장에 총 1650억달러(약 252조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지만, 황 CFO는 미 정부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일정을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생태계를 미국으로 옮기는 데는 5년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다루는 생산 라인은 앞으로도 대만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황 CFO는 AI 열풍이 쉽게 꺼질 거품이 아니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AI라는 메가트렌드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매우 확고하다"라며 "우리는 엔비디아 같은 직접적인 고객사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객이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 기업)'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재정적으로 매우 탄탄하고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AI 투자를 지속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쏟아지는 주문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서는 "고객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성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가능한 한 빨리 생산 속도를 올리는 것뿐"이라며 "현재로서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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