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사태 방지 자정 장치… "명백한 위법 명령은 거부" 국방부, 이의제기 도입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6.10 12:33
수정 : 2026.06.10 12:34기사원문
국방부 군인복무기본법 개정 추진, 이의제기 거쳐 특정 요건 하에 거부권 행사 검토
미국 군사법전 제92조 및 군사법원 규칙 고증, 명백히 위법한 지시는 불복종이 의무
■국방부 위법 군 명령 거부 절차 법제화 검토
국방부는 군인이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우선 이의제기 절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현행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는 군인은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하급자가 위법한 지시에 제동을 걸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국방부와 여권은 불법 계엄이나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명백한 위법 명령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하되 거부권 남용과 지휘체계 혼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의제기 단계를 자정 장치로 두는 방안을 보완 중이다. 세부 검토안에 따르면 군인은 상관의 명령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법령에 명시하게 된다. 불법 계엄 등 거부가 가능한 구체적 요건은 법률에 규정하고 세부적인 이의제기 요건과 행동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세분화해 규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美 군사법전, 명백한 위법은 거부가 원칙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 법체계를 유지하는 미군은 상관의 명령 복종과 불복종의 한계를 성문화된 법전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미국 통합군사법전 제90조와 제91조, 제92조는 항명죄와 복종 의무를 다루는데, 모든 조항에는 상관의 합법적인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경우에만 처벌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즉 합법적이지 않은 명령에 대한 불복종은 미 군법상 범죄 성립 요건 자체가 되지 않는다.
미군 군사재판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재판매뉴얼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하급자의 능동적 거부 의무를 규정한다. 명백히 위법한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은 형사책임 면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확립된 국제법적 기준을 미 군법에 그대로 이식한 결과다. 미군 장병들은 입대 시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서를 체결하며, 지휘관이 헌법과 연방법에 위배되는 명령을 하달할 경우 이를 거부할 법적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받는다.
■프랑스 군, 명백히 위법한 명령 거부권 법제화
프랑스 군대 역시 상명하복의 전통 속에서도 위법 명령에 대한 하급자의 저항권을 법률로 보장한다. 프랑스 군인복무기본법령 및 형법 체계는 하급자가 상관의 명령을 준수해야 할 의무를 강조하면서도, 예외 조항을 명확히 대치시켰다.
프랑스 군법은 상관의 지시가 명백히 위법하고 그 명령을 이행할 경우 타인의 생명권을 침해하거나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는 범죄 행위로 이어질 것이 확실할 때 하급자는 즉각 명령 이행을 거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프랑스 군은 지휘관의 독단적인 권한 남용이 국가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하급자의 소신 있는 법령 준수 의지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 등에서 제시된 거부권 남용 방지 대책과 명령 거부 요건의 구체화 요구를 적극 반영해 이르면 7월 중 최종 수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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