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육 위해 학교가 뭉치면 400억 쏜다

파이낸셜뉴스       2026.06.10 17:01   수정 : 2026.06.10 17:01기사원문
교육부, 11년 만에 일률적 학교 통폐합 지침 폐지
단순 폐교방식 탈피… '학년 분리·캠퍼스형' 등 유연
거점학교에 원어민 교사 배치·30분 통학버스 운영 지원
교육청 대신 교육지원청과 시·군 주도 형식으로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지난 10년간 유지해 온 소규모 학교 통폐합 관련 '일률적 지침'을 전면 폐지한다. 대신 구조개편 지원금을 50% 이상 올리고, 교육청이 아닌 교육지원청이 시·군과 협력해 지역당 최대 400억원의 재정과 인프라를 패키지로 쏟아붓는다. 단순히 학교 문을 닫는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파격적 재정 집중으로 '명문 거점학교'를 육성하겠다는 공교육 대전환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0일 대구 군위중학교에서 지역·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년에 총 1000억원이 투입되는 '교육혁신선도지역 기본계획'과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교육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 지역 맞춤형 교육 지도 그린다이번 대책의 핵심은 '탑다운(Top-down)' 기준을 없애고 지역 자율성을 극대화한 점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제정된 뒤 현장에서 제한으로 작용해 온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 권고기준'을 전격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합리적 통합을 가로막던 '학부모 과반수 동의' 등의 획일적 지침도 사라진다.

앞으로는 생활권인 교육지원청과 기초 지자체,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교육혁신협의체'가 지역 실정에 맞는 기준과 절차를 자체 수립한다. 학교를 무조건 없애지 않고 저학년은 집 앞 학교에 다니고 고학년은 거점학교로 모이는 '학년 분리형', 인근 학교들이 권역으로 묶여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소규모학교 연계형' 등 유연한 모델이 도입된다.

■ 지원금 50% 인상… 최대 400억 패키지 투입파격적 카드를 꺼낸 것은 소규모 학교의 재정 비효율성과 교육 결손이 심각해서다. 전국 학교 3곳 중 1곳(31.3%)이 소규모 학교며, 인구감소지역은 60.1%에 달한다. 작은 학교는 학생 1인당 운영비가 일반 학교보다 2.8배 이상 높아 재정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교 폐지 시 지원금을 초등 최대 75억원, 중·고교 최대 130억원으로 전격 인상한다. 하반기 공모로 선정될 '교육혁신선도지역'에 지정되면 20억원을 5년간 추가 지원한다. 3개교를 1개교로 통합하고 선도지역에 지정되면 통합 인센티브 260억원을 포함해 기숙사 설립 50억원, 학교복합시설 40억원, 폐교활용 20억원 등 지역당 최대 약 400억원의 예산이 집중 투입된다.

■ 사교육 필요 없는 명문학교 육성파격적 예산 투입을 통한 공교육 강화가 곧 사교육 대책이다. 거점학교에는 정규·방과후 모두 원어민 교사가 배치되며, 진로 체험, 최신 체육관, 폐교 활용 AI 교육센터가 구축된다. 통학 시간이 30분을 넘지 않도록 통학버스·택시비도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통폐합이 경제적 논리였다면 이번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력 제고'가 본질"이라며, "학교 안에서 수준별 맞춤 수업을 누리게 재정을 몰아주는 취지라 굳이 사교육 대책을 따로 넣지 않아도 혁신안에서 다 풀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지자체 공무원들과 소통해 왔는데, 이미 자발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시·군 지역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이번 시안에 대해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말 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하고, 하반기 평가를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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