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선 긋지만..다시 고개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론
파이낸셜뉴스
2026.06.10 17:08
수정 : 2026.06.10 17:08기사원문
삼성 광주 패키징 공장설에 與 호남 의원들 반색
전력망·재생에너지 강점 내세워 반도체 유치 필요성 제기할 듯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반도체 공장의 호남 유치는 전력망 병목 현상 타개, 국가 균형발전,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라는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카드"라며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보유한 호남이야말로 지산지소 원칙을 실현하고 글로벌 기업의 RE100 달성을 이끌 국내 유일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관련 보도에 대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 4월 2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민주당 공부 모임 '경제는 민주당'을 찾아 강연했을 당시에도 호남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설의 호남 투자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당시 "광주·전남에는 재생에너지 자원이 있다"며 "과감하게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생각이 없는가"라고 물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도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송전망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전남권은 50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호남 투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지역 유치 경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강조하며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호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첨단 제조업을 결합한 지역균형발전 모델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투자 여부와 사업성 검토가 이뤄진 단계는 아닌 만큼, 당분간은 정치권의 기대와 기업의 신중론이 엇갈리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