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반년마다 재산정… 빚투족 '이자폭탄' 위기

파이낸셜뉴스       2026.06.10 18:49   수정 : 2026.06.10 18:48기사원문
신용대출 올 3조 늘어난 108조
주담대보다 9배 가까이 불어나
마통잔액 이달만 1조 넘게 증가
기준금리인 은행채 빠르게 올라
본격 인상기 돌입하면 타격 클듯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시장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금리 재산정 주기가 짧은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탓에 충격이 더 크고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의 셈법도 복잡하다.

은행은 은행채 등 조달비용 상승에 가계대출 규제와 건전성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제한될 수 있다. 보험사는 보유채권 평가손실과 자본비율 변동성 부담을 안고 있다. 카드사는 높아진 조달비용을 가맹점 수수료에 전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달라진 금리 상승기 공식이 차주와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차주가 체감하는 이자 부담이 과거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은행권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신용대출은 6개월·1년 단위로 금리가 다시 매겨지는 경우가 많아 주담대보다 금리 상승분이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신용대출 증가율, 주담대의 9배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108조2044억원으로 지난해 말(104조9685억원)보다 3조2359억원(3.08%)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611조6081억원에서 613조7680억원으로 2조1599억원(0.35%)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신용대출이 주담대의 9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5월부터 뚜렷해졌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104조3413억원에서 5월 말 106조5154억원으로 2조1741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중에서도 마이너스통장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월 한 달 동안 1조8578억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9일까지 1조4696억원이 불었다. 5월 이후 신용대출 증가폭(3조8631억원) 중에서 3조3274억원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나온 것이다.

반면 주담대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말 612조2443억원에서 5월 말 613조3880억원으로 1조1437억원 늘었다. 6월 들어서는 지난 9일까지 613조7680억원으로 38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이후 주담대 증가폭은 신용대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의 초점이 주담대에 맞춰진 사이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빠르게 붙은 모습"이라며 "주식시장 랠리 속에서 예금이나 대기성 자금이 투자자금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주 이자 부담 더 빨리 커진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기에 차주들의 부담이 과거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담대는 5년 주기형이나 혼합형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가 적지 않아 시장금리 상승분이 일정 기간 뒤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채 6개월물 또는 1년물 등 단기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신규 대출은 물론 만기연장이나 금리 재산정 시점에도 시장금리 상승분이 비교적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3.616%로 지난달 11일(3.196%)보다 0.420%p 상승했다.

특히 증시 상승기에 빚투에 나선 차주는 금리와 자산가격 양쪽에서 부담을 받을 수 있다.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고 담보가 없는 만큼 시장금리 변동과 차주의 신용도 변화에 더 민감하다. 증시 조정이 겹치면 투자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체감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차주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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