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침해 규탄' 서울대 시국선언…"진상 규명하고 선관위 개혁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6.10 20:04   수정 : 2026.06.11 01:03기사원문
6·10 민주항쟁 39주년 맞아 아크로폴리스 집결
"투표용지 부족,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



[파이낸셜뉴스] "39년 전 선배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참정권의 가치가 무참히 훼손된 현실을 마주하며 무너진 원칙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대 학생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서울대 단과대학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는 서울대학교 시국선언 및 학생 공론장'을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사태를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연석회의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 및 주권 침해에 대한 실효적 구제 대책 마련 △실효적인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 개혁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구성 등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약 20명의 서울대 단과대·학부 학생회 대표들은 이번 사태가 선거관리 체계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려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서진 공과대학 부학생회장은 "단순한 행정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문제"라며 "선거의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빈틈없이 관리될 것이란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온전히 작동한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어느 국민이 선거관리위원회를 신뢰하며 선거에 참여하겠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학에서 작은 오차와 사소한 결함이 때로는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라며 "국민의 한 표는 행정상 안일함이나 무책임한 판단으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정아 음악대학 학생회장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대응은 주권재민이란 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독선"이라며 "오케스트라에서 일부 연주자가 악보를 받지 못해 연주하지 못했다면, 나머지 연주자들이 문제없이 연주를 이어갔다고 해도 그 음악이 온전히 연주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란 거대한 무대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한 표는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거나 배제돼서는 안 된다"며 "단 1명의 유권자라도 의사와 무관하게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면 그 순간 우리 국민 전체의 참정권도 함께 침해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의빈 연석회의 의장은 폐회사에서 "1987년 1월 대학 선배인 박종철 열사의 희생은 민주화를 향한 거대한 불씨가 됐고, 같은 해 6월 수많은 서울대 선배들과 시민들은 민주주의와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 희생과 용기 위에 우리는 오늘 한 사람에게 한 표가 동등하게 보장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시민의 참정권이 보장되지 못한 채 그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 자리에 모인 목소리가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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