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포스텍, 코로 흡입하는 뇌종양 치료제 개발 착수

파이낸셜뉴스       2026.06.11 13:32   수정 : 2026.06.11 13:31기사원문
비강 투여 후 자기장으로 종양까지 유도
기존 혈뇌장벽 한계 극복한 혁신적 기전
동물모델서 생존기간 최대 2.7배 연장 확인
기존 약물 용량 18분의 1로도 치료 효과 입증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주사나 수술 없이 코를 통해 투여한 항암제를 자기장으로 뇌종양 부위까지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하며 난치성 뇌종양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와 포스텍 IT융합공학과 박성민 교수, 화학과 김원종 교수 공동연구팀은 비강 투여한 항암 나노입자를 자기장으로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까지 정밀 유도하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서 유의미한 생존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 국제학술지 'Drug Delivery and Translational Research'에 게재됐다.

교모세포종은 성인 원발성 악성 뇌종양 가운데 가장 흔한 암으로 전체 원발성 중추신경계 악성 종양의 약 65%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1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표준 치료를 받아도 평균 생존기간이 15개월 수준에 불과한 대표적인 난치암이다.

현재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는 테모졸로마이드(TMZ)는 경구 투여 방식이지만 혈액-뇌 장벽(BBB)으로 인해 약물 전달 효율이 떨어지고 면역억제 등 전신 부작용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각신경을 활용한 비강 투여 경로와 자성을 가진 나노입자 기술을 결합했다. 테모졸로마이드를 약 56nm 크기의 초상자성 산화철 나노입자(SPION)에 결합한 복합체(TMZ-SPION)를 제작한 뒤 코를 통해 투여하고, 경두개자기자극(TMS)을 이용해 종양 부위까지 유도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세포 실험 결과 TMZ-SPION 복합체는 기존 항암제와 동등한 수준의 암세포 사멸 효과를 나타냈다.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나노입자가 종양세포 핵 내부까지 균일하게 침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교모세포종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90일간 생존율을 추적한 결과 중앙 생존기간은 대조군 27일, 복합체 단독 투여군 51일, 복합체와 경두개자기자극 병용군 72일로 나타났다.

이는 병용 치료군이 무치료군 대비 약 2.7배, 복합체 단독군도 약 1.9배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인 것이다.


특히 병용군에 사용된 약물 용량은 기존 경구 표준 투여량의 약 5.6% 수준에 불과했다. 기존 용량의 18분의 1만 사용했음에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부작용 감소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한나노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승호 교수는 "비침습적인 비강 투여와 경두개자기자극을 결합한 이번 기술은 혈액-뇌 장벽을 효과적으로 우회하면서도 전신 면역억제와 같은 기존 항암치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교모세포종을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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