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직격탄… 취업자 17개월 만에 뒷걸음
파이낸셜뉴스
2026.06.11 10:37
수정 : 2026.06.11 13: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의 여파가 고용시장을 본격적으로 흔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제조업과 건설업을 압박한 가운데 청년층 고용까지 크게 위축되며 지난달 취업자 수는 17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는 고용 안정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업자 수 17개월 만에 '감소'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월간 취업자 수가 전월에 비해 줄어든 것은 지난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17개월 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전년 동월 대비 0.5%p 하락했다.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70.2%로 0.3%p 낮아졌다. 실업자는 8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2.9%로 0.1%p 상승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4만명 줄며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이는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농림어업(-12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9000명), 건설업(-4만3000명)도 일제히 감소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제조업 고용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자동차·기계 업종에서 비용 부담이 누적되며 고용 감소 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반도체의 경우 산업 특성상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업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최근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고용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1만2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서비스업(4만4000명), 운수·창고업(3만6000명)은 증가했다. 대면서비스업 일부에서 고용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 고용률 2021년 1월 이후 최대폭 감소
연령별로는 청년층 고용 부진이 더욱 심화됐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25만5000명 감소해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청년 고용률도 2.4%p 하락하며 같은 기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반면 60세 이상은 17만1000명, 30대는 6만2000명 각각 증가했다.
김태웅 재경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은 산업·인구 구조 변화와 기업의 경력직 채용 확대에 더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까지 겹친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전쟁에 따른 경기 악화 요인이 더해지면서 청년 고용 부진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6월에도 고용시장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비용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회복 시기와 강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계장관회의와 일자리 전담반을 통해 업종별·계층별 영향을 점검하고 고용 안정 지원 조치와 추가 보완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애로가 이어지면서 5월 취업자 수가 17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는 등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전 부처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청년 고용 개선을 위해 역량 강화와 일경험 프로그램 등 '청년뉴딜 추진방안' 핵심 과제를 신속히 추진한다. 오는 7월 시작되는 '모두의 창업' 2차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전환(AX)·녹색 전환(GX) 등 산업구조 전환이 고용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도 조속히 수립할 방침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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