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 살리자니 '녹조 라떼'에 위협받는 울산 식수

파이낸셜뉴스       2026.06.11 14:15   수정 : 2026.06.11 14:15기사원문
댐 수위 48m 유지.. 녹조 발생 시기 빨라져
울산시 상수도 원수에 녹조 독소 유입
수문 설치 후 저수위 고착화.. 녹조 대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울산시민의 식수댐인 사연댐의 녹조가 도마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한 수위 조절용 수문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저수위에 따른 녹조 독소 발생도 함께 우려되고 있다.

1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 낙동강유역청은 지난 9일 오후 6시를 기해 사연댐에 조류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올해 들어 처음이다. 취수탑과 상류 부근 등 2곳에서 유해남조류 세포수를 측정한 결과 지난 6월 1일, 8일 2회 연속 기준치인 10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수가 10000/㎖를 2회 초과할 경우에는 '경계' 단계가 발령된다.

낙동강유역청은 경계 경보 발령과 더불어 안전한 수돗물 공급 위해 취수구 살수장치 가동, 정수처리 및 분석, 상류 오염원 점검 등을 강화해 달라고 울산시 등에 요청했다.

다행히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에는 검출되지 않고 있다. 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녹조 발생 시 사연댐에서 취수하는 수돗물 원수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 6종 또는 냄새 물질 4종 등의 조류 독소가 미량 유입되는 경우가 있지만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모두 제거되고 있다.

사연댐의 녹조 발생은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40년 전인 1995년 9월에도 심각한 수준의 녹조가 발생해 화제가 된 이후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1998년 낙동강 조류경보제 도입 뒤에는 사연댐에 발령된 조류 경보만 올해까지 8회에 이른다.

문제는 녹조 발생의 원인이다. 폭염과 가뭄, 상류의 오·폐수 유입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 방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낮춘 사연댐 수위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사연댐의 만수위는 60m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위가 53m를 넘을 때 침수가 시작되고 56.7m에 도달하면 완전히 침수된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수년 전부터 댐 수위를 48m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16년간 조류 경보 발령이 전무한 울산 회야호과 크게 대비된다. 또 다른 식수댐인 회야호의 경우 인위적인 수위 조절 없이 관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 상수도본부 수질연구소 관계자는 "수량이 많은 때와 비교해 저수위로 물이 적을 때는 유입된 유기물과 상승한 수온의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져 녹조가 생성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류(규조류, 녹조류, 남조류)는 식물플랑크톤으로 햇빛, 수온, 질소와 인 등의 조건에 의해 성장하거나 사멸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올해 사연댐에 내린 강우량이 예년과 비슷해 가뭄이 들지 않았는데도 2025년과 2024년과 비교해 3개월이나 빨리 녹조가 발생한 것도 문제다. 사연댐 구조상 댐으로 유입된 유기물들이 바닥에 고스란히 축적되고 농도가 진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반구대 암각화 침수 방지를 위채 설치 중인 수문이 완성되면 앞으로 저수위가 고착화되고 녹조 발생도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2030년 수문 설치 완료에 앞서 저수위, 녹조 대책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울주군 범서읍 한 주민은 "댐의 상류에 기업형 대규모 축사가 많은 것으로 안다"라며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고 특히, 좋은 수질을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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