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유튜버 리딩방'인 줄 알았는데…캄보디아 조직, 99억 사기

파이낸셜뉴스       2026.06.11 12:00   수정 : 2026.06.11 13:18기사원문
캄 시아누크빌 호텔서 韓 대상 리딩방 운영
증권사 비서 행세하며 무료 정보로 신뢰 쌓아
수익금 출금 요구하자 밴드방 폐쇄하고 잠적
서울청, 범죄단체가입·사기 혐의 10명 검거·9명 구속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호텔에 사무실을 차리고 국내 증권사 비서 행세를 하며 "600%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인 리딩방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중에는 의사와 세무사 등 전문직도 포함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가입·활동 및 사기 혐의로 캄보디아 거점 리딩방 사기 조직원 1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4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피해자 59명으로부터 약 9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한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 주식 전문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 댓글창에 '전문가 상담 URL' 등을 올려 피해자들을 네이버 밴드방으로 유인하는 방식이었다. 유튜버들이 사기성 댓글을 삭제하자, 조직은 유사 계정을 만들어 해당 유튜버와 연관된 리딩방처럼 꾸미는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밴드방에는 증권사 비서 역할과 투자자 행세를 하는 바람잡이 역할의 조직원이 미리 들어가 있었다. 비서 역할 조직원은 약 한 달간 무료 투자 정보와 추천 종목을 제공하며 신뢰를 쌓은 뒤, 회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비밀 프로젝트라며 투자를 종용했다. 이들은 'AI 추천주'와 '600% 이상 수익 보장'을 내세워 투자를 유도했다. 이들이 'AI 추천 종목'이라고 소개한 주식은 실제 거래 종목이 아닌 가짜 주식이었다.

투자를 망설이는 피해자에게는 바람잡이가 접근했다. 이들은 단체 밴드방에서 여러 계정을 사용해 다수의 투자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나도 큰 수익을 봤다. 믿고 투자해보라"고 부추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명품 등 사치스러운 생활 사진을 올리며 실제 수익을 낸 투자자인 것처럼 행세했다.

피해자가 투자금을 입금한 뒤에는 가짜 증권사 앱이 동원됐다. 이들은 실제 증권사 앱과 유사한 허위 앱을 설치하게 한 뒤 피해자가 매수한 주식 종류와 조작된 수익률, 허위 잔고 등을 보여주며 큰 수익이 난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수익금 반환이나 고액 출금을 요구하면 조직은 추가 투자를 권유하며 시간을 끌다가, 일정 규모의 피해금이 모이면 밴드방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조직은 중국인 총책 아래 4개 콜센터 팀으로 나뉘어 움직였다. 각 팀에는 증권사 비서 역할, 투자자 행세를 하는 바람잡이, 중국어 범행 시나리오를 한국어로 옮기는 번역가 등이 배치됐다. 경찰은 외국인 총책이 조사 과정에서 중국인으로 확인됐으며, 현지에서 검거된 뒤 본국으로 추방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와 캄보디아 수사당국 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지난 2월 캄보디아 경찰이 시아누크빌 소재 호텔을 단속해 피의자들을 붙잡았고, 경찰은 이 가운데 한국인 피의자 5명을 국내로 송환해 전원 구속했다. 이후 송환·입국한 조직원들을 추가로 검거했다. 또 이들이 범행으로 챙긴 범죄수익 2억73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캄보디아에 숨어 있던 조직원 1명도 지난달 28일 현지에서 붙잡혀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해당 피의자가 송환되는 대로 조직의 여죄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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