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축산업 1조4000억 시대… 가격이 키운 성장, 지속가능성이 과제
파이낸셜뉴스
2026.06.11 15:34
수정 : 2026.06.11 15:34기사원문
2025년 조수입 1조4208억원 집계
전년보다 321억원·2.3% 증가
5년 전보다 2286억원·19.2% 늘어
양돈 4943억원으로 전체 35% 차지
사료·유통 감소… 환경·기후 대응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축산업 조수입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양돈과 한우, 달걀 등 주요 품목 가격이 오르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생산 기반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맞물린 측면이 크다. 사료와 유통 분야는 감소세를 보여 기후와 원가, 환경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뚜렷해졌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5년 제주 축산분야 조수입은 1조4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조3887억원보다 321억원, 2.3% 증가했다. 2021년 1조1922억원과 비교하면 2286억원, 19.2%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8%다.
■ 가격 상승이 키운 1조4000억… 양돈 비중 35%
2025년 제주 축산업 조수입 증가는 주요 축종과 품목의 가격 상승이 이끌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양돈이다. 양돈 조수입은 4943억원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전년 4593억원보다 350억원 늘었다.
양돈 조수입 증가는 생산량 확대보다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제주도에 따르면 돼지 도축두수는 2024년 91만3960두에서 2025년 89만206두로 2.7% 줄었다. 반면 경락가격은 ㎏당 6083원에서 6707원으로 10.3% 올랐다. 공급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조수입 증가를 뒷받침한 구조다.
한우도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도축량 감소로 고기 공급량이 줄면서 비육우 가격은 마리당 847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13.2% 상승했다. 가축시장 한우 송아지 거래가격은 마리당 377만3000원으로 전년 260만원보다 45.1% 올랐다. 한우 조수입은 전년 897억원에서 984억원으로 늘었다.
낙농과 가금도 성장세를 보였다. 낙농분야 조수입은 412억원으로 전년 372억원보다 40억원 증가했다. 원유 생산량 증가와 일부 유가공업체의 신제품 개발, 마케팅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제주도는 분석했다.
가금류 조수입은 929억원으로 전년 817억원보다 112억원 늘었다. 산지 달걀 가격이 14.5% 올랐고, 달걀 생산량도 7.0% 증가했다. 달걀 가격과 생산량이 함께 오르면서 가금 분야의 외형 성장을 밀어 올렸다.
말 산업은 1849억원으로 전년 18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주마 거래두수는 늘었지만 경마 수입이 다소 줄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 커진 외형 뒤 리스크… 사료·유통·환경 부담 관리해야
전체 조수입은 늘었지만 감소한 분야도 있다. 기타가축 조수입은 80억원으로 전년 90억원보다 줄었다.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도내 식용개 농장 42곳 가운데 38곳이 폐업하고, 곤충 사업장도 줄어든 영향이다.
유통·사료 분야도 감소했다. 유통·사료 조수입은 4848억원으로 전년 5118억원보다 270억원 줄었다. 소와 돼지 도축 물량 감소로 원물 확보가 어려워졌고, 원가 상승이 유통 매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료 분야에서는 생육기인 5월 전국 평균 기온이 16.8℃로 평년보다 0.5℃ 낮아 조사료 수확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목은 제주 축산업의 다음 과제를 보여준다. 조수입 1조4000억원 돌파는 분명한 성과지만, 가격 상승에 기댄 성장은 시장 상황이 바뀌면 흔들릴 수 있다. 축산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사료비, 도축 물량, 원물 확보, 유통비용, 기후 영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양돈 의존도도 중요한 변수다. 양돈은 제주 축산업의 최대 수입원이지만 악취, 가축분뇨, 질병 방역, 사료비 부담과 맞물린 분야이기도 하다. 산업 규모가 커질수록 지역사회 수용성과 환경 관리 수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제주 축산업은 1차산업 소득 기반이자 지역경제의 한 축이다. 돼지고기, 한우, 우유, 달걀, 말 산업은 농가 소득뿐 아니라 가공, 유통, 관광, 음식업과도 연결된다. 동시에 탄소중립과 환경 규제, 주민 생활환경, 기후변화 대응 요구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정책은 조수입 규모 확대만이 아니라 고부가가치화, 친환경 축산, 분뇨 처리, 악취 저감, 조사료 기반 안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
제주도는 축산업의 환경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축산경영과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수입 증가를 농가 체감 소득으로 연결하려면 생산비 부담 완화와 축산물 가격 안정, 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통 구조 개선이 함께 필요하다.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올해 축산 조수입은 주요 축종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증가했다"며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지속가능한 축산경영과 농가 소득 향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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