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마디 없었다"…유족이 전한 '불법 주정차 사고' 전말

파이낸셜뉴스       2026.06.12 06:00   수정 : 2026.06.12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불법 주정차 차량이 보행로를 막은 도로에서 남편을 간병하던 아내가 차도로 걷다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 1시간 뒤 투병 중이던 남편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유족은 하루 사이 부모를 잃었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의 아버지는 10여년간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을 앓아왔다.

어머니는 남편을 돌보기 위해 매일 병원을 찾았다.

지난해 6월 11일 어머니는 병원으로부터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위중한 고비를 넘겼다.

이후 어머니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병원에서 약 600m 떨어진 행사장으로 걸어갔다. 행사장 주변에는 평소에도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았고, 당일에는 일부 차량이 보행로까지 침범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행로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어머니는 차량에 바짝 붙어 차도를 따라 걷다가 뒤에서 오던 승용차에 치였다. 사고 충격으로 머리를 크게 다친 그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의료진이 즉시 개두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했다"며 "곧바로 수술에 동의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사고를 당한 지 약 1시간 뒤, 병원에 입원 중이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아버지 장례 기간에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

가족들은 회복을 기다렸지만, 어머니는 아버지 발인이 끝난 직후 숨졌다. A씨는 "엄마가 깨어나면 아빠 보러 가자고 이야기하며 버텼다"며 "아버지 장례를 마친 다음 날 어머니 장례까지 치러야 했다"고 토로했다.

사고 이후 조사에서 70대 운전자는 "나무 그늘에 가려 보행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운전자가 유족 측에 사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족은 사고 당시 어머니가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걷고 있었던 만큼 운전자가 전방주시 의무를 다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사람이 걷고 있는 모습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인데 어떻게 못 봤다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운전자가 고령이라는 이유로 감형 사유가 되고, 공탁금을 걸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들어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가해 운전자는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4월 금고 2년을 구형했으며, 1심 선고는 오는 17일 내려질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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