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역대급 과징금, 통상 갈등 없도록 만전 기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6.12 15:48
수정 : 2026.06.12 15: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쿠팡에 624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한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으로도 최고액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쿠팡은 한국이 아닌 미국 기업이다.
그만큼 쿠팡에 대한 과징금 부과에는 우리 정부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우선 절차에 따른 정당한 조치를 하는 것이다. 쿠팡은 인증 서명키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퇴직자가 5개월 넘게 정보를 빼낼 수 있도록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적 근거 없이 회원 활동기록을 수집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삭제해 조사를 방해한 사실까지 확인됐다고 한다. 이번 제재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기업의 기본적인 책임 의식 문제에 해당한다. 합당한 절차와 그에 상응한 제재로 응하는 게 맞다.
다만 절차의 정당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조금이라도 오해의 불씨를 남기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는 소통이 함께 따라야 한다. 우선 이번 과징금이 '역대급'이라는 표현 때문에 한국이 유독 외국 기업을 가혹하게 다룬다는 오해를 사서는 안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조단위가 넘는 엄청난 금액의 제재가 이뤄진 사례가 있다. 한국만 무리하게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부과 대상 기업인 쿠팡측에서 순순히 수용할 것으로 낙관할 수 없다. 특히 우려되는 건 이번 제재를 계기로 미국 정치권의 로비와 통상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이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한국에 통상 압박을 가하는 시점과 쿠팡 제재 시점이 맞물리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관세부과를 위해 주요국들에 대한 문제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쿠팡 제재를 마치 미국기업에 대한 불이익으로 몰아세우면 양국간 통상 교섭도 난항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일부 미국 의원들은 한국의 개인정보 규제가 자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왔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국내법 집행의 문제와 통상·외교 현안은 분명히 다른 쟁점이다. 정부는 이번 처분이 국내법과 절차에 따른 합법적 조치임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동시에 쿠팡 문제가 한미 간 다른 통상·외교 현안과 연계되지 않도록 외교적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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