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비웃다 다리 묶인 체코"… 홍명보호 2주 '피땀 훈련', 멕시코마저 집어삼킬까
파이낸셜뉴스
2026.06.13 12:00
수정 : 2026.06.13 15:24기사원문
"고산 지대 신경 안 쓴다" 체코 감독의 뼈아픈 오만… 후반전 산소 부족에 급격한 조직력 붕괴
2주 이상 고지대 적응훈련한 태극전사… 후반 연속골은 요행 아닌 '준비된 기적'
이제는 멕시코전! 이기면 조 1위 확정·비겨도 최상의 시나리오
[파이낸셜뉴스] 해발 고도 1570m.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희박한 산소는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폐부를 날카롭게 찌른다. 조 추첨 직후부터 전 세계 수많은 미디어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경고했던 '고지대 변수'는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이 보이지 않는 자연의 장벽을 철저하게 대비한 팀과 오만하게 얕본 팀의 운명은 후반전 45분 동안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회 전부터 두 팀의 행보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국은 베이스캠프를 결전지인 과달라하라에 일찌감치 꾸렸고, 지난달 18일부터 과달라하라와 환경이 흡사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렸다. 코칭스태프와 K리거 등을 주축으로 무려 2주 이상 고지대의 척박한 환경에 몸을 던지며 사활을 걸었다.
반면 체코 벤치는 기이할 정도로 태평했다.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고지대 환경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문제없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멕시코의 고지대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그라운드에 뿌린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체코 선수들의 발걸음은 모래주머니를 찬 듯 무거워졌고, 산소 부족으로 헐떡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반면, 한국은 실점 이후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체코를 압박했다. 결국 체코 수비진의 체력이 방전된 후반 22분 황인범의 동점골이 터졌고, 35분 오현규의 천금 같은 역전골이 멕시코의 밤하늘을 갈랐다.
경기 후 황인범의 고백은 고지대 변수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체코 선수들이 뒤로 갈수록 눈에 보일 정도로 극심하게 힘들어했다. 우리가 먼저 훈련하며 고생했던 시간들이 완벽한 이점으로 작용했다."
이 철저한 준비의 가치는 이미 체코를 잡아내며 100% 증명되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북중미 월드컵의 남은 일정, 특히 앞으로 펼쳐질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역시 고지대 변수가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19일 멕시코와의 2차전 역시 같은 장소다.
상황은 한국에 대단히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1차전을 승리한 대한민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이기면 조 1위를 조기에 확정 짓는다.
만약 비기더라도 승자승 원칙 등에 따라 최소 조 2위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은 물론,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 1위까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최상의 고지를 점령했다.
체코전 대역전극으로 '고산병 백신' 접종을 완벽하게 마친 태극전사들.
과연 그들이 흘린 2주간의 진한 땀방울이 영원한 난적 멕시코마저 고지대의 늪으로 집어삼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다시 한번 과달라하라로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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