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한·이탈리아 경제계, 첨단산업 협력 확대 논의

파이낸셜뉴스       2026.06.13 10:45   수정 : 2026.06.13 10:44기사원문
한경협,'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개최 삼성·페라리·탈레스 등 글로벌 산업 리더 한자리에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이탈리아 경제계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에너지 인프라, 바이오·코스메틱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양국 정상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경제계도 전략산업 전반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며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과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웨스틴 엑셀시오르 호텔에서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와 공동으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양국 정부와 경제계 관계자 42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올해 1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한 당시 논의된 경제협력 의제를 구체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양국이 최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협력 수준을 높인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경제협력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 대표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자동차, 패션, 농식품 등 전통 산업뿐 아니라 바이오·제약, 방산,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세 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자 항공우주 강국인 이탈리아와 한국이 기술 협력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위성 시장 진출과 첨단 제조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K-푸드와 패션 산업 협력 확대를 위해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과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조르조 마르시아이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조선기업 핀칸티에리, 항공우주기업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 통신 인프라 기업 스파클, 에너지 기업 에니라이브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와 글로벌 뷰티 브랜드 키코 밀라노도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조연설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은 "원천기술 강국인 이탈리아와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은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AI와 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오늘 회의를 계기로 양국 경제계가 함께 개척하는 길이 세계 시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산업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전략·첨단산업 세션에서는 반도체와 AI, 항공우주, 방산 분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네이버, KAI 등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특히 KAI는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와 협력을 통해 양국의 위성 기술을 결합하고 글로벌 위성 수출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공유했다. 또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기술 협력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는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현대화 수요가 새로운 사업 기회로 주목받았다. LS는 비유럽 기업 최초로 이탈리아 국영 송전회사 테르나의 전력망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8000만 유로 규모의 송전선 프로젝트를 추가 확보한 사례를 소개했다. 회사 측은 이탈리아 연구개발(R&D) 센터를 중심으로 유럽 에너지 전환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건설장비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기대감이 나타났다. HD건설기계는 이탈리아 정부가 초감가상각제도의 역내 생산 제한 조항을 삭제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산 스마트 건설장비의 현지 진출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이오와 코스메틱 분야에서는 생산 거점 구축과 기술 협력, 공동 사업화 방안이 논의됐다. 바이오 스타트업 큐어버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와 체결한 3억6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사례를 소개하며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코스맥스는 이탈리아 ODM 기업 케미노바 인수를 통해 확보한 현지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 내 K-뷰티 확산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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