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와 테무의 공습,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괜찮을까?
알리와 테무의 공습,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괜찮을까?

해외 플랫폼의 전략과 국내 플랫폼의 현상황

2024.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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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

알리와 테무의 위협적인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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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앱 사용자 변화. ⓒ자료 와이즈앱 제공, 연합뉴스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앱 사용자 변화. ⓒ자료 와이즈앱 제공, 연합뉴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1위 쿠팡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극 초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 분석 기관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앱에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튜브에는 '알리깡', '테무깡'이라는 이름의 콘텐츠가 넘쳐나기도 합니다. 이는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산 상품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뜻하는 신조어인데요. 독특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품질이 어떤지 장단점 등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으로 국내 유통 업계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이 영역에 진정한 최강자들이 들어왔다. 중국에서 도매로 물건을 저렴하게 떼와 국내 플랫폼에 입점시켜 팔았던 시장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는데요. 알리 익스프레스는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중국 회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등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또한 테무는 룰렛을 돌리는 형식의 할인 미끼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소비자가 앱을 다운받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고요.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국 이커머스의 큰 단점으로 꼽히는데요. 알리 익스프레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해 짝퉁 제품 단속을 실시하는 등 품질이 보장되는 국내 업체를 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지난해 6월 평택항과 가까운 중국 산둥성에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짓기도 했죠. 올해는 국내에도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힌 상황이니, 머지않아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당일배송 시스템까지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듯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앱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테무는 앱 이용자 수 830만 명으로 국내 이커머스인 11번가와 G마켓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섰는데요. 대대적인 광고와 초저가 공세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국내에 스며든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테무가 쏟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2조 2,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알리와 테무의 성장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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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중국 이커머스 해외직구 피해 경험 및 피해 유형.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연합뉴스
최근 1년간 중국 이커머스 해외직구 피해 경험 및 피해 유형.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연합뉴스
저렴한 가격을 이용한 박리다매 전략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판매하며 국내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만 원에 판매하는 상품은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인 요즘, 사람들은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 쉬인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세를 피하는 해외 직구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에서 사는 물건은 모두 직구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에서 중국 물건을 떼다 팔 때는 KC인증도 받아야 하고 관세도 붙여서 가격이 비싸지기 마련인데요. 중국 이커머스에서 소규모로 직구할 때는 관세도 붙지 않고 KC인증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중국 업체를 키워주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죠.

이 같은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은 관세를 내고 KC인증 기준을 받아 운영하는 국내 영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해외 직구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320개 사를 대상으로 피해 관련해 의견을 조사한 결과 53.1%가 '과도한 면세 혜택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를 주요 피해 유형으로 꼽았습니다. 또한 알리와 테무로 직구한 상품을 국내에 당근마켓, 중고나라에 올려 수익을 내는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며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현황

사면초가 위기에 처한 국내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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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내 자동화 로봇기술의 모습. ⓒ사진 쿠팡 제공, 뉴스1
쿠팡 물류센터 내 자동화 로봇기술의 모습. ⓒ사진 쿠팡 제공, 뉴스1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에도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은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앱 사용자 수는 여전히 쿠팡이 1위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커머스는 사실상 쿠팡과 네이버로 나뉘어져 있고 직매입 방식 사업에서는 쿠팡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취급 상품을 확대하며 고객이 늘어나는 구조로 굳어질 것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소상공인들은 생태계가 줄어들고 유통 판매 업체들은 재고가 쌓여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직구 플랫폼 공습에 네이버도 주가가 휘청했고요. 네이버는 지난해 10조 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으나 중국 대형 이커머스의 습격에 고성장이 불투명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마트 업체 중 1위인 이마트도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려 오프라인 점포 수익성이 악화되었는데요. 이 영향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쿠팡, 알리 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 이용자가 늘며 점포 수를 줄이고 인원 감축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한 경제학 교수는 이마트가 겪는 현재의 위기가 유통 환경 변화와 같은 외부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별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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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2에서 '유통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2024년 2월 14일 뉴시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2에서 '유통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2024년 2월 14일 뉴시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위축시키고 있는 만큼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들도 변화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중국 플랫폼의 성장세에 정부도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연 간담회에는 쿠팡, 지마켓, 11번가, SSG마켓(쓱닷컴),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계 실무진과 한국유통학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내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 행위 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에 쿠팡은 수입과의 취급 브랜드를 300여 개로 늘려 다수의 인기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해 럭셔리 상품군 강화에 힘썼습니다. 이는 저렴한 가격의 짝퉁을 취급한다는 이미지가 강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함과 동시에 취약점이었던 패션과 명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해석됩니다. 나아가 물류 인프라 투자로 산간 지역 및 소도시 등에도 로켓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G마켓은 유명 브랜드사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해 상품 경쟁력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가격경쟁력 구축을 위해 데일리 특가딜인 '슈퍼딜' 판매 관리 시스템을 개편하기도 했는데요. 최저가 상품의 종류와 수 역시 대폭 확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온라인 구매 시 늘 문제가 되는 위조품 관련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으로 판매 부적합 상품 매매 사전 예방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명품·패션·뷰티 등의 카테고리에 유명 플랫폼을 연동해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고, 전문관을 통해 특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회사의 강점인 명품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에 대응하려는 입장으로 분석됩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가격으로 이기긴 어렵다며 제품의 품질 검수를 강화하고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면 현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정부와 기업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알리와 테무의 치명적인 문제점

가격은 낮고 위험도는 높은 C-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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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품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시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상품 가운데 특히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조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 일부. ⓒ사진 연합뉴스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품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시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상품 가운데 특히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조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 일부. ⓒ사진 연합뉴스

중국의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구매한 제품 중 발암 물질이 검출되며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할인 이벤트, 무료 배송으로 쇼핑을 즐기던 이들이 불안해지는 건 시간문제였는데요.

지난 7일, 인천본부세관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장신구를 대상으로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의 제품 중 96개의 제품에서 국내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발암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견 물질 중 카드뮴과 납이 포함되어 충격을 안겼으며 이는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10배~700배에 이르는 수준이었습니다.

추가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율이 높은 어린이용품, 생활용품 31개에서 8개 제품이 허용 기준치를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어 소비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일부에서는 KC인증도 받지 않은 제품을 구매했을 때의 위험성이라며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에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문제 제품을 판매 목록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역시 중국산 제품의 안정성 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감시할 방침입니다.

중국 이커머스 공습에 따른 정부의 규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종합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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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주요항목 집중대응.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4대 주요항목 집중대응.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해외 직구 규모가 증가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며 소비자 불만 및 분쟁 건수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월 13일 '비상정제장관회의'에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우선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하여 감시를 강화하고 위반 적발 시 신속히 처리할 예정입니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피해 구제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외 플랫폼의 경우 반품과 교환 등의 불만을 접수할 때 서비스센터 연결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왔습니다. 또한 한국인 직원이 부족해 소통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수에게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 및 분쟁의 경우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 소비자원 간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하게 대응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불만 관련 전담 창구를 확대 운영함으로써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또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할 때 늘 소비자의 고민거리였던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된 대응도 함께 이루어지는데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주요 해외 직구 사업자의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스마트폰 앱 접근 권한에 대해 이용자에게 고지했는지 등을 점검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할 예정입니다.

직구 불법행위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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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 알선·광고 주요 적발 사례. ⓒ사진 식약처 제공, 뉴시스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 알선·광고 주요 적발 사례. ⓒ사진 식약처 제공, 뉴시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법적인 제재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판매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물품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담배를 만들 수 있는 키트부터 검증 안 된 건강기능 식품까지 누구나 살 수 있어 문제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불법 위해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검사 및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외직구 시 간편 본인인증 절차를 도입해 전자상거래를 악용한 불법행위를 차단한다는 방침입니다.

쿠팡과 11번가 등의 플랫폼에서 입수한 거래 정보과 수입신고 정보를 비교하는 우범거래 선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 우편으로 수입 신고 없이 반입되는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등에 대해 특송 물품과 동일한 수입신고 절차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관세 조사 범위 개선 및 정보 분석 강화, 고가 신고 및 재산 도피 등 조사 분야를 발굴해 탈세 행위에 엄정 대응할 계획입니다.
■ 전자상거래 악용 불법행위 차단 조치
→ 개인통관고유부호 명의도용 방지를 위해 부호와 성명, 전화번호가 모두 일치해야 통관 가능하도록 절차 강화
→ 명의 대여 행위 시 처벌 강화
→ 해외직구 시 간편 본인인증 절차 도입
■ 국내 브랜드 및 제조 기반 보호
→ 공공 조달 물품 원산지 단속 강화
→ 외국산 부품 단순 조립품을 국산으로 판매하는 행위 등을 집중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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