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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오른 ‘공공기관 운영법’] (3)곳곳에 위헌요소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을 계기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영업활동 제약, 국제경쟁력 저하 등이 우려된다”며 행정소송이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헌법소원 등 여러 각도의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헌법소원까지 갈 경우 공운법 자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가능하다. 만약 공운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내려질 경우 공운법 폐지와 함께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공운법의 지배를 받는 공기업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공기업 통제수단 ‘공운법’

공운법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 산하 공기업에 대한 인사·감독·심사 등 강력한 통제수단을 갖도록 했다. 특히 공운법은 최고 심의·의결기관인 운영위원회 위원 20인 중 과반수를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공기업을 통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통·폐합과 민영화 등이 강력히 추진될 것으로 알려지며 참여정부의 공기업 경영 지침 격인 공운법의 폐지 또는 전면 개정이 예상됐다.

하지만 공운법이 공기업 개혁의 효율적 수단으로 부상하며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을 관리·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각종 정부 시책에 대한 신속한 집행이 가능하다”며 “공기업을 입맛에 맞게 요리할 수 있는 법을 정부가 굳이 폐지하려 하겠느냐”고 귀띔했다.

■“공공기관 운영법 위헌소지 다분”

일단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헌법상 경제질서에 위반되고 주주와 법인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등 위헌적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양대 법학과 이철송 교수는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헌법 126조의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에 의한 예외적인 경영관리’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위헌에 해당한다”며 “공공기관 운영법 자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차적으로 공공기관 지정행위 자체가 위헌성을 갖고 있으며 지정 근거가 되는 공공기관법 해당 조항까지 위헌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가장 위헌 소지가 큰 조항은 사기업으로서 독점적 사업으로 인한 수입액 기준으로 공공기관을 지정하는 조항인 공운법 제4조 제1항 제2조가 꼽힌다.

공운법상 공공기관은 조직법적 차원의 공기업 또는 준정부기관에 한정해야 하며 사기업을 포함할 경우 헌법상 영업의 자유나 기업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 지정 기준인 정부지원·위탁·독점의 개념을 획일적·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어 예측가능성이 미흡하고 정부의 자의적 운영이 가능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법학과 김성수 교수는 “사기업의 국·공유화나 경영의 통제·관리는 반드시 의회가 제정하는 법률에 따라야 한다”며 “국민의 재산권 보장이나 기업자유 측면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공공기관 지정이 기획재정부 장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법률유보 원칙에 어긋난다”고 분석했다.

■“사기업 공공기관 지정은 기업 자유의 본질적 침해”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헌법 제119조 제1항)

“헌법 제119조 제1항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한 경제체제임을 천명한 것은 기업의 생성·발전·소멸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자율에 맡긴다는 기업자유의 표현이다.”(헌법재판소 1993년 7월 29일 결정)

일반적으로 다수 학설과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기업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기업의 자유는 헌법 제119조에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으며 기업 설립의 자유와 경영의 자유를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물론 기업의 자유도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해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의 실현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입법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과잉금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해당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에서 경영의 자유는 회사 임직원 선임 등으로 표현되며 이는 기업 자유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한다”며 “사기업인 주식회사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함으로써 주주로부터 회사의 대표와 임원을 선임할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기업 자유의 본질적 침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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