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추경보다 ‘자금 양극화’부터 풀어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어 재정지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규모는 사상 최대인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하강 속도가 빨라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조치다.
그렇더라도 추경편성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올해 예산집행을 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집행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물론 경제가 급랭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골드만삭스 등 10개 국제투자은행(IB)이 내놓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4%와 -2.3%로 매우 낮다. 게다가 수출업체들은 수출대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경쟁하듯 수출보험에 가입하는 바람에 수출보험 재원을 확충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시각각 성장률 전망치가 바뀌고 있으며 내년에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IMF 4.2%, IB 3.5%)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 단기부동자금이 500조원 안팎일 정도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내리고 정책자금을 공급해도 돈은 은행권에만 맴돌다가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몰린 결과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현상과 부진한 기업구조조정이 낳은 기현상이다. 반면 중견·중소기업, 자영업자, 가계는 돈 가뭄에 허덕이면서 투자와 소비를 줄인 탓에 경기는 급랭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둔 채 추경편성에만 골몰한다면 아까운 돈만 낭비할지도 모를 일이다.
추경카드는 준비하되 경제위기 극복 예산의 적정성과 적재적소에서 집행되고 있는지를 점검, 국민에게 부담을 줄 추경규모를 최소화하는 게 상책이다. 그래서 대통령 말대로 신 빈곤층 지원의 사각지대를 제거,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과 투자시장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대책을 마련, 시행하는 일이다. 자금을 돌게 하고 경기의 추가하락을 막아 경기회복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