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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포럼] 이젠 농자재 산업도 수출/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15 19:21

수정 2014.11.07 11:12

농사를 짓기 위해선 땅과 사람만으로 되지 않는다. 씨앗이 있어야 하고 비료와 농약이 필요하다. 품목에 따라서는 비닐도 씌워야 하고 이앙기,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도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농자재 산업은 농업의 필수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그동안 농자재산업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농자재의 수급과 가격 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즉 원활한 농업활동 지원과 농업 경영비를 줄이는 한 수단으로만 바라본 것이었다. 그리고 농자재 산업계도 협소한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요자 규모가 이미 정해진 현실에서 ‘농자재 업체’는 더 좋은 품질의 농자재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산업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 이미 결정돼 있는 시장 규모에 맞춘 생산과 공급만이 주 관심사였다. 또 연구개발(R&D)이라든가 해외시장 개척 등에 투자할 여력도 없었다.

반면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는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고성능, 대형’ 농자재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로 진출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연말까지 업계, 학계, 전문가 그룹의 논의를 거쳐 ‘농자 재산업 발전대책’을 내놓게 되었다. 핵심은 좁은 내수시장에 자족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는 수출산업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농자재 산업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하는 산업이다. 그래서 농자재 산업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기계 수출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85%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산 농기계는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아 동아시아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수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수출 증가율은 싱가포르 2250%, 베트남 152% 등 매우 긍정적이다. 이 같은 상황 인식에 따라 정부는 민·관의 R&D 투자기반을 확충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예를 들면 앞으로 트랙터를 수출하려면 미국의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에 부합하는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선진국의 농기계 회사들은 배기가스 규제에 맞는 엔진 개발에 진척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저가 농기계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등과 기술적인 차별화도 이뤄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R&D 투자, 전문인력 양성, 수출 활성화 등에 대폭 투자해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종자 산업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출전용 품종 개발과 정부 개발 품종의 민간 이양을 통해 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수출국 시장조사, 해외품종 등록지원 등 측면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기계와 종자 산업처럼 비료, 농약, 시설자재 산업도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2년까지 총 5조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정부는 농자재 산업 발전대책을 추진하면 2012년까지 농자재 산업 규모가 34% 성장하고 수출은 125%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연간 5000억원이 넘는 수입대체와 7800명 이상의 고용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농자재 산업 발전이 국내 농업의 경영비 절감과 농가 경영안정으로 이어져 강한 농식품 산업 육성에도 일조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그렇듯 정부의 대책만으로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선 산업계에서 정부 정책의 핵심과제 추진에 적극 협력하고 추진 과정에서 발전방안을 정부와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산업 발전 대책을 보완해 나간다면 진정 강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