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4일 세출증액 17조7000억원, 세입결손 보전 11조2000억원을 합한 총 28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 세 차례나 금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만 했던 세계경제침체의 심각성과 금년도 예산편성 당시에 비해 크게 악화된 대내 경제 여건을 반영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대책이라는 판단 하에 일자리 유지·창출과 민생안정에 최우선을 뒀다. 또한 위기가 지나간 이후에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을 갖고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함께 하여 위기 이후의 기회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55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1.5%포인트 내외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규제완화와 민간투자 확대가 같이 추진될 경우에는 2%포인트 수준의 성장률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추경예산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중개 기능의 위축, 민간 소비·투자와 수출의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재정정책이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정책수단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들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일시적인 재정수지 악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당초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IMF도 재량적 재정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우리의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추경을 비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재정 여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응투자라고 볼 필요가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가 우리의 추경을 ‘적절한 위기 대응책이며 재정건전성 문제로 신용도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할 경우 집행 시 많은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외환위기 당시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이 절실하고 시급한 곳에 정확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사전 준비와 집행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며 예산의 낭비가 없도록 복지전달체계 개편,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 제도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추경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단기 일자리 중심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전년 대비 20만명 내외 고용감소가 예상되는 현 경제 여건에서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단기적인 일자리라도 지켜내고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추경은 단기적인 일자리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 유지와 미래를 대비한 일자리 투자에도 역점을 두었기 때문에 고용의 지속 가능성도 크게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세계경제는 ‘위기와 기회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다행히 우리 경제는 그간 무수히 많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1차 오일쇼크는 중동건설 붐이라는 기회를 활용하여 극복해 냈고 2차 오일쇼크는 3저 효과를, 97년 외환위기는 정보통신(IT) 경기를 기회로 삼아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바 있다.
다시 한 번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때이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하나되어 노력할 때 새로운 기회와 미래가 분명 우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추경이 우리 앞에 놓인 기회를 향해 내딛는 첫 걸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