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MB외교’ 새 지평 연 한-아세안 서밋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02 16:52

수정 2009.06.02 16:52



사상 첫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 서명 등 큰 결실을 남긴 채 제주에서 막을 내렸다.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정상회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국내에서 개최한 첫번째 다자회의로 ‘MB 외교’의 새 지평을 연 자리로 평가된다. 10개국 아세안 정상들은 한국과 교역 규모를 지난해 902억달러에서 오는 2015년까지 1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그야말로 비약적인 교류 확대다.

아세안은 유럽연합(EU)과 북미권에 버금가는 신흥 경제권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5∼6%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아세안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인 것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오는 2015년까지 한국이 아세안에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지난해의 2배 수준인 약 4억달러로 증액하는 데도 합의했다.

아세안 각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언론발표문을 채택한 것도 이번 회담의 성과로 꼽힌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에 미칠 아세안의 잠재적 영향력은 막대하다.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아세안 10개국은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해빙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과 문화·관광교류 및 녹색성장 협력을 확대하는 공감대도 만들었다. 한·아세안 협력기금 규모를 현행 300만달러에서 내년부터 500만달러로 늘리고 이 가운데 200만달러를 문화·인적교류에 투입키로 한 것은 양측간 협력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제 한·아세안 간 교류는 경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문화·노동·학술 등으로 다변화돼야 한다.

아세안 인구는 총 6억명에 달한다. 이 거대한 정치·경제 공동체를 가까운 이웃으로 둬야 한다. 중국과 일본은 오래 전부터 경쟁적으로 아세안과의 관계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두 나라에 비하면 우리는 늦은 편이다.
경제 규모 면에서도 우리는 중·일보다 열세다. 반면 반감을 사지 않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면에서는 우리가 중·일보다 낫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이번 만남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