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가능한 범부처 연구개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합니다.”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 임교빈 단장은 16일 “바이오산업은 놓칠 수 없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단장은 또 “우리나라가 글로벌 신약을 탄생시키기 위해선 경험 많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신약개발 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대한민국에 ‘바이오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다시 허용하는 등 바이오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산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화합물 의약품을 대체할 유전자 및 단백질 의약품 개발에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으며 그동안 뒷짐을 지고 있던 대기업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바이오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를 임 단장에게 들어봤다. 임 단장은 바이오 분야 정부투자 사업인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왜 ‘바이오 열풍’ 인가.
▲고령화의 영향으로 인해 의료기술 발전 등 의료산업이 급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의료비용으로 2조2000억달러를 지출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6.2% 규모다. 이는 미국 국방예산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저분자화합물 의약품 개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도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세계 바이오의약품 비중은 전체 의약품의 15% 수준이지만 2012년엔 25% 정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기술의 ‘현재’를 진단한다면.
▲전체적인 의약품개발 능력은 선진국에 비해 60∼70%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14번째 국가였고 논문 등 연구실적은 14∼15위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오기술도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기초연구 역량은 상당히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임상시험능력 등 실용화 단계의 연구에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분야별로는 ‘바이오시밀러’가 그동안 많은 경험이 축적돼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단기적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해 볼 만한 분야다. 장기적으론 아직 전 세계적으로 승인받은 의약품이 없는 ‘유전자치료제’ 분야가 유망하다.
―국가적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계나 산업계, 정부 등 모든 분야에 문제는 다 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기보다는 이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바이오신약이 성공하기 위해선 기초과학이 밑받침돼야 하고 산업계가 이를 도와야 한다.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주고 매끄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바이오신약은 이제 도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부가 앞장서서 끌어줘야 한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신성장동력의 중요한 분야로 선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두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연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공동연구는 우리에게 부족한 임상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우린 임상 경험도 없고 그럴만한 돈도 없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하며 배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두 번째는 예측 가능한 범부처 연구개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지원 사업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연구자들이 단계별로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또 현재 신약개발 지원이 단계별로 주무부처가 달라 존재하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부처를 막론하고 ‘신약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예산을 공동 투입해 함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계가 해야할 일은.
▲발상의 전환을 제안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초연구에서 좋은 후보물질이 나와도 임상 능력이 없어 외국 제약사에 파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긴 하다. 하지만 외국의 후보물질을 사와서 임상을 해보는 도전도 필요하다. 임상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성공하면 돈을 벌고 실패해도 과정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선싱 인’과 ‘라이선싱 아웃’의 병행전략을 구사한다면 이른 시일 안에 효율적으로 신약개발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임교빈씨 약력
△52세 △서울 △연세대 화학공학과 △미국 피츠버그대 화학공학박사 △수원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한국생물공학회 수석부회장 △(재)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 단장 △신약개발연구자협의회 회장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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