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하반기 경제운용의 ‘조심스러운 낙관’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내놨다. 돈줄을 죄는 ‘출구전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당분간 확장적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골자다. 거시지표 전망은 다소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로 지난 4월에 비해 0.5%포인트 올려잡았고 내년 성장률은 4%로 유지했다. 올해 일자리 감소폭을 -20만명에서 -10만∼-15만명으로 줄인 것도 눈에 띈다.

정책 기조 유지는 올바른 선택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출구전략을 슬슬 가동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왔다. 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체질을 고려할 때 성급한 주장이다. 미국 연방중앙은행(FRB)이 24일 제로금리 유지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 경제가 아직 회복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각국의 재정투입 약발이 다하면 경기가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 딥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출구전략은 근시안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재정 투입은 일정 기간 도우미의 역할을 할 뿐 곧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경제 회복의 주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민간 자생력 회복을 위해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거기서 투자가 나오고 투자에서 고용이 나온다. 정부는 인수·합병(M&A) 펀드를 조성하고 우량 공기업의 조기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자금 선순환을 촉진할 대책을 발표했다. 부실을 털어내는 확실한 구조조정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투자 유인책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다만 정부가 올 성장률·고용 전망치를 다소 낙관적으로 수정한 것은 의외다. 윤증현 경제팀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안팎의 호평에 대해 줄곧 낙관은 금물이라며 체질개선을 강조하는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고 그럼으로써 시장에서 신뢰를 얻었다. 특히 고용은 대표적인 후행지표이면서 가장 피부에 와닿는 지표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1기 경제팀이 신뢰를 잃은 결정적인 원인도 실업자 수가 예상을 깨고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확장적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서 굳이 전망치를 바꿔 스스로 낙관론에 불을 지필 필요가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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