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투자에 목마른 정부,기업이 응답해야

파이낸셜뉴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 투자를 또다시 촉구했다. 윤 장관은 이례적으로 자동차 업계를 지목하며 ‘정부 혜택에 상응하는 성의 표시’까지 언급했다. 정부가 투자를 목말라 하는 이유는 조만간 재정 투입이 동이 날 경우 경기 회복을 이끌어 갈 주체가 민간 기업밖에 없기 때문이다.

15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윤 장관은 “정부는 기업투자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등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면서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소비세 세제 혜택을 줬고 신차 구입시 취득·등록세 감면도 해준 만큼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달 10대 그룹 대표에게 투자 확대를 요청했고 이달 초 민관 합동회의 때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같은 말을 했다. 정부의 마이너스 재정과 달리 10대 그룹의 현금유보율은 1000%에 가깝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불투명한 경기 전망 등을 이유로 투자를 꺼려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이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 대비 12% 늘리는 등 향후 3년 간 6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화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올해 투자비로 1조8000억원을 집행하고 2010∼2011년에 4조7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엄밀히 말해 투자는 전적으로 기업의 결정에 맡기는 게 원칙이다. 다만 혼자서는 주저할 일도 여럿이 함께 하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재계, 특히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국가적인 차원의 선제 투자를 통한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와 국내 고용 창출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정부는 규제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장애물을 치우는 데 한층 더 주력해야 한다. 투자할 뜻이 있어도 ‘전봇대’ 때문에 주저 않아선 안 될 일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규제개혁이 이뤄진 건 사실이지만 대형 덩어리 규제는 여전하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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