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포스트교토’ 틀 짤 코펜하겐 기후회의
인류 생존에 큰 영향을 끼칠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로 통칭되는 이번 총회는 ‘포스트 교토’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비의무 감축국 중 가장 강도 높은 감축안을 공표한 이명박 대통령은 100여개국이 참석하는 정상회담에서 선진·개도국 간 이견을 좁히는 조정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펜하겐 회의에서 오는 2012년 만료될 교토의정서의 후속협정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국별 감축량과 감축비용 지원을 둘러싼 선진·개도국 간 이견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구 환경오염은 역사적으로 선진국의 책임인데 왜 개도국까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중국·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각국 지도자들이 정치적 합의를 선언하는 선에 그치고 본협정은 내년 여름 독일의 본 또는 겨울 멕시코시티에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펜하겐 회의는 새 협정의 기본 틀을 짜는 자리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한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기후협약에 긍정적이다. 중국 역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는 등 적어도 새 협정의 불가피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회의에 참석키로 한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유럽연합(EU)은 기후협상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하토야마 총리가 파격적인 감축안을 내놨다. 국제사회에 뭔가 변화가 감지된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 줄이는 안을 내놨으나 향후 정책은 한국이 의무감축국으로 편입된다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당장 코펜하겐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비의무 감축국은 한국과 멕시코뿐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1990∼2007년 탄소배출 증가율이 113%에 달해 OECD 국가 중 최고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코펜하겐 회의는 녹색전략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