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요르단 원전 수주전에서 패한 한국
프랑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요르단 정부는 최근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프랑스의 아레바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앞서 요르단은 연구·교육용 원자로의 낙찰자로 한국 컨소시엄을 선택했던 만큼 이번에도 기대가 컸으나 결국 쓴잔을 마셨다. 반면 작년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 고배를 마셨던 프랑스는 절치부심, 요르단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사실 국제적인 원전 수주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UAE에서 이겼다고 흥분할 것도, 요르단에서 졌다고 시무룩할 것도 없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오는 2030년까지 총 430기의 원전이 전 세계에 건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UAE와 요르단은 그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주목되는 것은 전통적인 원전 강국들의 움직임이다. 프랑스는 ‘UAE 충격’을 교훈삼아 사르코지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원전 수출 전략을 가다듬었다. 러시아는 푸틴 총리가 러시아형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는 세일즈맨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은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이 근 30년 만에 원전 건설 재개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원전 최강국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일본 도시바와 함께 연료 교체 없이 100년 이상 운전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나섰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은 세계 원전시장에 갓 명함을 내민 신참일 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원전 80기를 건설해 3대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펌프, 원전제어계측장치 등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다. 원천기술의 독립 없는 원전 강국의 꿈은 그야말로 꿈에 불과하다. 내년에 원자력전문대학원을 개교해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UAE 원전 수주에 들뜬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경쟁국들을 자극한 것도 반성할 대목이다. 정부 고위급 지도자들의 외교적 지원도 분명 필요하지만 결국 수주의 성패는 기술력과 안전이 좌우한다. 정부는 요르단 원전 수주 실패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