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경기회복 순항 ‘세계로’] 한국 선박수주 상반기 450% ↑..첨단기술로 中 제압
조선산업이 작년의 극심한 불황에서 탈출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해운시장의 회복으로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이미 작년 한 해 총 발주량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경기는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조선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조선산업은 지난해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372억달러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휴대폰(295억달러), 반도체(243억달러) 등이 대표적인 수출품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조선 산업이 우리나라의 외화 벌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6도 한국 업체들이 싹쓸이를 하고 있다. ‘톱 10’ 가운데 1위부터 6위를 비롯해 7개 업체가 한국 업체다.
그러나 중국 조선업체들의 추격도 심상치 않다. 특히 중국은 자국 업체가 발주하는 선박은 자국 조선업체가 건조하고 자국 해운업체가 수송해야 한다는 이른바 ‘자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물량으로 밀고나오는 중국 업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신기술, 고부가가치 시장 개척으로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상반기 수주 ‘풍년’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222.9% 증가한 1218만CGT(수정환산총톤수)를 기록했다. CGT란 부가가치, 투입공수, 강재사용량 등이 반영된 톤수로 조선소 간이나 국가 간 선박물량을 비교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에 463만CGT를 수주해 전체 발주량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50%가량 증가한 것이다. 선종으로는 벌크선, 탱크선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벌크선은 우리나라 전체 수주량의 61.8%인 128척을 수주했으며 탱크선은 30%인 62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91억달러를 수주했다. 작년 상반기의 43억3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중국은 우리보다 많은 502만CGT를 수주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41.2%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밖에 일본이 50만CGT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추격 만만치 않아
올해 상반기 주목되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중국 조선업체들의 추격이다. 여전히 세계 조선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국내 ‘빅4’가 세계 조선업계의 1∼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조선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올 상반기 수주량, 수주잔량, 건조량 등에서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수주량과 수주잔량 면에서 우리나라를 누르고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중국이 이처럼 조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자국주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조선업체들에 대해 전폭적인 금융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중소업체를 비롯한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억제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신기술, 고부가 분야 끝없는 ‘진화’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맞서 국내 업체들은 조선 분야에서 최첨단 신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아울러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 등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신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조선과 해양 및 플랜트에서 12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수립한 현대중공업은 상반기에 이미 70억달러를 수주했다. 14억달러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비롯해 초대형유조선(VLCC), 벌크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자동차운반선 등 다양한 선박을 수주했으며 태양전지,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 등의 수주도 늘어났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은 글로벌화와 신성장 사업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중순 현재 벌크선, 원유운반선, 해양플랜트 설치선 등 다양한 선박을 수주해 32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현지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100억달러 수주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장기적으로 해운, 에너지개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35조원을 달성한다는 장기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80억달러의 수주 목표 가운데 이미 50억달러를 수주한 삼성중공업도 하반기에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영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의 ‘아파트형 크루즈선’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그동안 유럽 업체들이 독식해 왔던 크루즈선 사업에 국내 업계 최초로 진출한다는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STX그룹은 조선 부문에서 28억3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생산 거점의 시너지 극대화 및 핵심 원천기술 확보 등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STX그룹은 국내 사업장뿐 아니라 STX유럽, STX다롄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고른 매출분포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밖에 공작기계 분야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상반기 월평균 1000대의 공작기계를 수주하면서 이 분야에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조선업계에 든든한 후원군이 되고 있다. 조선업종의 침체로 조선분야 공작기계 수요는 활기를 띠지 않고 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등의 호황에 힘입어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으며 조선업종이 살아날 하반기에 대한 사업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수주량이나 건조량 측면에서 앞질렀지만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한 수 위”라며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