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시론] 공정한 사회를 위한 세제 개편/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6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향후 국정 운영방향을 ‘공정한 사회’ 구현에 두고 친서민·친중소기업 정책을 지속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공정한 사회’란 출발 시점에서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지는 사회를 말하며 약자와 강자가 함께 공존하며 발전하는 사회를 뜻한다. 이는 최근 베스트셀러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Justice)’ 개념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 표명 배경에는 그 동안 우리 경제가 경제지표 상 빠르게 경기가 회복돼 왔으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현장에서 이를 체감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생존을 걱정해야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23일 ‘세제 발전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의 골자는 크게 세 가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친화적 세제 구축과 서민·중산층 지속 지원,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세입기반 확대가 그것이다.

이번 세제개편 내용에도 대통령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챙기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50건의 세제 지원제도 가운데 소상공인·중소기업 관련 분야의 경우 일부 몇 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연장됐다. 이는 최근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상당 부분 배려하려고 했다는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영세사업자 보호를 위한 ‘신용카드 등 부가가치세 우대 세액공제’라든지 납품 중소기업에 현금성 결제를 하는 경우 지원해주는 ‘어음개선 세액공제’, 중소기업 가업 상속 시 ‘최대주주 할증평가 배제’ 등의 일몰 연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우리나라의 미래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관련 원자재·부품 46개 품목에 대해 기본관세율을 인하하는 등 세제 개편을 추진한 것도 시의적절했다고 판단된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번 세제 개편에 앞서 지난 5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경영 부담 완화와 투자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41건의 세제 개선안을 제출했으며 이 중 약 24%인 10건이 반영됐다. 정부의 건의 수용률이 일반적으로 10%를 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적지않은 수준이다.

다만 무엇보다 이번 세제개편안에 투자 촉진과 관련해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일몰연장 대상에서 제외된 점은 아쉽다. 비록 이 제도가 경기부양적 성격의 제도로서 투자유인 효과는 떨어진다고는 해도 매년 7500개 이상 중소기업들이 활용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대안 마련이 필요했다. 이런 차원에서 중소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낮은 세액공제율(3%)로 인해 그동안 활용률이 미미했던 기존의 ‘중소기업투자 세액 공제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동 제도의 세율을 7∼10%로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중소기업 전문 투자촉진 지원세제로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 전격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과 관련해서는 상장 중소기업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세제를 보완했지만 회계법인 컨설팅이나 직원 교육,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 등 IFRS 도입 비용에 대한 세제 지원이 빠져 있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 밖에 중소기업 고용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위한 세제 지원이나 지난 89년 법 개정 후 20년 이상 현실화되지 않고 있는 생산직근로자 야간근로수당 등에 대한 비과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은 전체적인 틀과 방향에서 친서민과 대·중소기업 상생,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려는 정부의 ‘공정한 사회’ 실천 의지가 제대로 반영됐다고 판단되며 앞으로도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공정한 원칙’과 ‘정의’가 깊이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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