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물가안정은 중간상 농간 차단부터

파이낸셜뉴스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로 닥친 물가불안은 어쩔 도리가 없는 측면이 없지 않다. 계속되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마늘, 양파 등 농산물 작황이 나쁜 탓에 장바구니 물가가 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늦 장마까지 겹쳐 무, 배추, 상추, 고추 등 채소값 폭등은 피하기 어렵다. 가뭄과 홍수, 폭설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은 밀과 옥수수 등의 곡물작황 부진을 초래했다. ‘에그인플레이션’은 지구촌 공통현상이다.

잇따른 자연재해 앞에 정부가 딱 부러진 물가안정책을 내놓기는 마땅치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2일 국민경제대책회의를 거쳐 발표한 ‘추석민생과 서민물가 안정방안’은 고육지책의 모습이 역력하다. 주요 내용인 농축수산물과 지방공공요금 안정, 경쟁촉진, 유통구조개선, 가격정보공개 등은 구조적으로 물가안정을 도모하기에는 미흡한 궁여지책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물가대책과 별로 다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마늘과 같은 농축수산물의 의무수입물량 조기도입, 가공식품 관세율 인하 등은 해마다 나온 방안이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 학원비 공개 확대 등도 물가안정책의 단골메뉴에 해당한다. 한결같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한계가 있는 대증요법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서민들의 눈높이를 생각하고 현장을 제대로 살핀 다면 훨씬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경제는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생산자 물가보다 높은 고질적인 병폐를 안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 담합과 중간상의 농간이 개입하는 탓이다. 급등세에 있는 채소 값만 해도 언제나 소비자 가격이 산지에 비해 최저 3배가 높다. 유통 과정에서 중간상이 그만큼 잇속을 챙긴 결과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은 담합의 전형이다.

우리 경제의 뿌리깊은 병폐인 담합과 중간상 농간을 원천차단하지 않으면 물가불안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산지와 소비자 가격 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독과점 시장구조를 개선해 담합의 기생처를 제거하는 것이 물가안정의 근본적이고 유용한 방안이다. 담합과 중간상 농간의 발본색원은 공정한 사회 구현의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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