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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 車 주고 돼지고기·의약품 챙겨 ‘이익의 균형’ 맞췄다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 내용과 관련, "우리 측이 자동산 산업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적절히 감안하면서도 우리 측이 제기한 사항을 미국 측이 수용한 것으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모색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이 자동차 부문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요구했지만 우리 측은 적절한 범위에서 일부 수용한 대신 반대 급부로 양돈과 의약품, 비자 분야에서 이익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선방'

이번 FTA 추가협상에서 미국 측은 한국산 승용차에 매기는 관세 2.5%를 4년 간 유지한 뒤 없애기로 했고, 우리 측은 미국차에 물리는 8%의 관세를 4%로 낮춘 뒤 4년 간 유지, 철폐키로 했다.

한국시장에서 미국차에 대한 우리 측 관세가 4%로 낮아진 것은 미국 측이 한국차에 매기는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고 한국차의 미국 현지 생산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2012년 1월 1일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2016년 1월 1일 양국 간 모든 승용차의 관세는 0%가 된다.

기존 FTA 협정문에는 미국 측은 한국차에 대한 관세를 즉시(3000㏄ 이하) 또는 3년(3000㏄ 초과)에 걸쳐 없애기로 했고 우리 측은 미국차에 붙는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규정돼 있다.

또 양국이 9년에 걸쳐 철폐키로 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관세의 경우 한국은 발효 후 8%에서 4%로 낮추고 미국(2.5%)과 균등하게 4년 간 없애기로 했다.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25%)는 기존 FTA 협정문에 규정된 관세 철폐 기간 9년을 그대로 두고 발효 7년 후부터 균등하게 인하해 철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우리 측은 미국 측이 요구한 자동차 부문에 한정된 새로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도입을 상호 적용한다는 전제하에 도입키로 하되 발동 요건 중 미국 측이 고집해온 '심각한 피해' 규정은 제외했다.

대신 한·유럽연합(EU) FTA 중 일반 세이프가드에 규정된 요소를 그대로 반영해 자동차에 한정,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자동차에 대한 세이프가드가 발동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아직 없다"면서 "이번에 합의한 세이프가드 내용은 한·EU FTA에도 이미 적용이 되고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측은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기준과 관련, 연간 한국시장 판매량이 2만5000대 이하인 미국차의 경우 미국의 안전기준을 통과하면 한국의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자가인증 허용 범위인 6500대에서 4배가량 상향 조정된 것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미국차 제작사의 판매량이 연간 5000대 이하임을 감안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EU FTA와 마찬가지로 신기술이 적용된 자동차에 대해 부당하게 시장 접근을 거부하거나 지연하지 않기로 한·미 양국은 합의했다.

이 밖에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연비) 및 온실가스(CO2) 배출 허용 기준을 지난해 한국 내 판매량이 4500대 이하인 미국차 제작사에 대해 19% 완화해 적용하기로 했고, 양국에서 자동차 관련 규정 재개정시 자동차업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12개월의 준비기간을 두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은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환급제도를 폐지해 달라는 내용이나 대형·중형·소형 자동차 간 과세구간의 축소 또는 해소, 스냅백(관세철폐 환원제도) 등도 요구했다"면서 "우리가 여러 가지로 거부를 했기 때문에 미국 측이 이런 요청을 철회하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양돈·의약품 '성과'

정부는 자동차 부문에서 '상호주의' 원칙 하에 미국 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 외에도 △미국산 돼지고기 관세 철폐 기간 연장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의 이행 의무 시한 연장 등의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우선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의 경우 우리 측은 당초 25%인 미국산 돼지고기 관세를 2014년 1월부터 완전 철폐키로 했지만 이를 2년 연장해 2016년 1월부터 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

한·미 양국은 또 복제의약품의 시판 허가와 관련한 허가-특허 연계 의무의 이행을 3년 간 유예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기존 협정은 시판방지조치 의무 이행에 대한 분쟁해결절차 적용을 18개월 유예하도록 했으나 이번 협정으로 이행 자체가 3년간 유예되도록 합의해 신약 출시 비중이 매우 낮은 국내 제약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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