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실물경제 금융지원 시스템 정비 추진
정부가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 정비를 추진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재원)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무역금융 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역할 조정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원전·고속철 수출 ‘정부주도’
가장 주목되는 점은 원자력발전, 고속철 등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시스템이 본격적인 ‘정부주도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터키 원전 수주를 놓고 자금조달 문제로 경쟁국에 일격을 당하는 등 금융지원 경쟁력이 약점으로 제기되자 공공기관을 앞세워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은 지난해 말 내놓은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에서 올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역할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임을 분명히 했다. 플랜트, 인프라, 자원개발 등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을 이들 두 기관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자본금 규모로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 지원이 벅차다고 인식, 올해 예산안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험기금에 각각 1000억원을 편성했고 이미 출자를 완료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1조원 규모의 추가 증자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연기금 중 세계 4위 ‘큰손’인 국민연금까지 끌어들인 것은 그만큼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인 셈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는 사실상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협상을) 리드할 수 있도록 시스템 보완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특히 앞으로 시장에 나올 원전, 고속철 프로젝트 중 대부분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재원조달 부분이 상당히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인식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중기 ‘자생력’ 강화 초점
중소기업 금융지원시스템의 신·기보 단일화 추진은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단계적으로 수출입은행의 대출은 줄이고 신·기보의 보증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정부가 직접 지원보다는 간접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구 노력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중소기업도 이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동반성장은 공정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지 중소기업을 무작정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갑수 수석연구원은 “직·간접 금융지원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증(간접)은 대출(직접)보다 넓은 범위의 기업을 지원할 수 있고, 기업 스스로의 자구 노력을 유도해 ‘옥석 가리기’의 효과도 일부 가져올 수 있다”며 “중소기업진흥공단 등도 최근 정책자금의 직접지원 비중을 줄이고 간접지원을 늘려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로 지원 초점을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이 신·기보, 산업은행 등과 업무영역이 겹치고 ‘선택과 집중’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다만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김규성 유영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