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축산업 선진화로 구제역과 결별하길

파이낸셜뉴스

구제역 발생이 ‘사실상 종료 국면’에 접어들었고 정부가 축산업 선진화 대책을 발표했다고 해서 구제역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축산업에 크나큰 상처를 낸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이 완벽하게 수립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런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24일 정부·여당이 발표한 ‘가축 질병 방역체계 개선 방안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은 근본적 해결의 첫 걸음일 뿐이다.

정부·여당이 온갖 지혜를 짜내 만든 이 방안은 축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대책을 담고 있다. 축산업을 대규모 농가에만 허가하고 소규모 농가에는 등록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우려되면 화생방부대를 투입하고 효율적인 방역업무 추진을 위해 국립검역검사본부(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축산 관련 차량의 등록을 의무화하고 축산농가의 해외여행 관리시스템을 보완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대책이다. 구제역은 주로 사람과 차량의 이동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축산 차량, 축산 인력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음력설 귀성 이동이 자제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 축산인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이 사전에 파악이 안돼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작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해 거의 전국을 휩쓸다시피한 구제역과 A1 파동으로 소 돼지 닭 오리 등 971만여마리가 살처분되고 3조원의 재산 피해를 봤다. 한국 축산업의 기반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생겼다. 축산 농가와 도시 소비자 모두 깊은 심리적 물적 상처를 입었다.

구제역 경보는 ‘심각’에서 ‘경계’로 한단계 낮아졌지만 소규모 간헐적 발생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번 대책이 과연 재발 방지에 효과적일까.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구제역 발생을 해마다 겪는 외국의 예를 우리는 잘 보고 있다. 신속한 초동 박살은 대책과 상관없다. 정부의 기동성과 성의에 달려 있다. 되는 대로 마구 묻어버린 매몰지로부터의 2차 환경 오염도 정부나 농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