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칼럼] 육아휴직 지원 아직도 시늉뿐이다
정부는 1988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고 모성보호와 여성고용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이 법에는 육아휴직, 배우자의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직장복귀에 대한 지원, 보육관련지원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법 제정 이후에도 결혼한 취업여성들이 출산 후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를 활용하기는 힘든 것이 사회적인 분위기다.
통계청이 2009년 집계한 우리나라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며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워킹맘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가 '회사제도 및 분위기'(53.7%)였다. 이는 워킹맘들의 임신과 출산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드러내준다. 법으로 육아휴직 등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가임기 기혼여성들은 재직 중인 회사의 제도나 분위기상 임신 이후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과 자신의 업무를 떠맡을 동료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육아부담을 해소하고 계속 근로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 및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기업의 숙련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이다. 육아휴직제는 만6세 이하 취학 전 자녀가 있는 경우에 최대 1년간 쓸 수 있고 휴가 중엔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통상임금의 40%에 해당하는 육아휴직급여(최저 5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를 받을 수 있다. 부, 모 각각 1년씩 사용할 수 있으며 육아휴직 동안 사업주는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또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나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하며 육아휴직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해야 한다.
여성도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자아를 실현하는 시대가 왔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육아휴직제도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워킹맘들은 고통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4년 9304명이던 육아휴직자수가 2009년 3만5400명으로 증가하였고 올해 육아휴직을 신청한 근로자는 전년도에 비해 45%가 늘어 고무적이다.
최근 육아휴직 대상자녀의 연령을 '만8세'로 연장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이 공포, 시행됨으로써 최소한 공무원만이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경우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되어 일-가정양립을 위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부부의 육아갈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공무원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다. 정부는 현재의 저출산현상으로 향후 국가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연일 '방송'하고 있지만 기업이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성문화된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이제 기업들은 가임기 기혼여성들이 보다 안심하고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호서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조성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