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소비자 울리는 채권추심제도] (하) 감독당국 적극 대응 나선다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소비자 신용정보 보호에 감독당국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감독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불법 채권추심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신용정보사들의 개인정보 수집 규제를 포함, 채권추심제도를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채권추심과 관련, 신용조회를 하는 신용정보사는 앞으로 정보 수집 처리 과정을 금융당국에 보고하게 된다. 그동안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산정 기준도 공시를 강화한다.

■신용조회사 정보 수집 '규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감독원은 오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용정보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용조회 회사는 신용정보 수집 처리 과정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금감원은 이 과정이 소비자 권익에 반할 경우 개선 권고를 내리게 된다. 본인의 신용정보를 무료 열람할 수 있는 기회는 연 1회에서 연 3회로 확대된다.

금감원은 또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15일 발표한 '서민금융 기반강화 종합대책'의 후속대책 일환으로 오는 10월 중 세부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추진 중인 세부 방안은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연체 정보를 '5만원 이상 연체'에서 '10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신용정보 조회기록을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또 90일 미만의 연체정보에 대해선 채무를 상환하면 3년 동안만 신용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신평사들은 현재 이 정보를 5년 동안 보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 보고되는 신용정보는 50만원 이상이고 신용평가사에 보고되는 정보는 5만원 이상"이라면서 "5만원 이하의 연체정보에 대해 '신용등급'을 운운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앞으로는 그 단위가 10만원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 하반기에 법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세부 시행 규칙을 만드는 한편 감독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용정보사에 대한 감독을 대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강도 높은 감시 감독

특히 이번 법 개정은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지난 2009년 10월 신용정보사 직원을 직접 규제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을 전면 개정한 데 이어 규제를 다시 한 번 강화하는 것이란 점에 의미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09년 11월 채권추심사에 대한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12일 불법추심으로 고통받는 채무자를 위한 '불법채권추심 10대 원칙'을 공표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2009년 개정된 '신용정보법'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채권추심 임직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불법채권추심과 관련해 경찰 등 수사기관에 통보한 사례도 지난 2009년 6건에서 지난해 432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빚을 졌으면 갚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그 사람의 경제적 자유·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최근 추심인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감원에서 실시하는 불법채권추심에 대한 서면 상담은 지난 2009년 1551건에서 지난해 1400여건 수준으로 상당폭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추심에 대응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이후 금감원 소비자보호센터에 접수되는 서면 건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규제가 바뀐 내용을 모르고 직접 찾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서면질의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용정보법'과 '공정추심법'이 채권추심과 관련해 세부적인 것까지 지시하면서 이를 남용하는 악성 민원도 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갚아야 할 돈인데도 불구하고 추심인이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도리어 협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실정법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 만큼 방식을 부드럽게 하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