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조사 개선안 논란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에 대해 사전적으로 실시하는 '예비타당성조사'가 공기업의 해외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하는 데 1년 가까이 걸려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해외입찰에 장애가 되고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해외사업에 대한 경제성 검토를 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데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불만이다.
10일 전력공기업에 따르면 올해부터 제도가 개선된 '공기업·준정부기관 예비타당성조사'가 실제 해외투자사업을 하는 데 여러 문제가 있어 최근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타당성조사 개선안을 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추진하는 500억원 이상 신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친 후 집행해야 한다.
면제대상이 명확화돼 공기업의 해외투자사업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면제대상을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 실시 사업, 재해예방·복구지원, 시설 안전성 확보 등 긴급요구사업으로 한정했다.
특히 예비타당성조사를 담당하는 기관을 과거 공공기관이 임의로 정하게 했지만 올해부터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전문기관으로 했다. 올해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를 담당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해외사업이 500억원 이상 규모이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력공기업 한 관계자는 "보통 사업하기 전년도 2월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적어도 1년 정도가 걸려 자칫 입찰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하다 보면 입찰공고기간이 3개월밖에 안 되는 사업이 있다"며 "내년도 해외사업을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해야 하다 보니 문제가 된다"고 털어놨다.
전력공기업으로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유예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만큼 사업 추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거 공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문기관을 선정해 타당성을 검증하도록 자율성을 줬지만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부채가 늘어나 재무건전성을 저해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올해부터 외부전문기관을 KDI로 일단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500억원 이하 사업은 자체 검증이 가능하지만 500억원 이상인 사업은 KDI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기간이 1년 가까이 걸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는 3∼4개월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며 "발전회사가 발주를 하면 예비실사, 정밀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계약을 하는데 이 작업이 아무리 빨라야 3∼4개월로 예비타당성조사가 너무 길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제도를 운영하면서 사업에 지장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되는 만큼 시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수시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검증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ch21@fnnews.com이창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