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늦게 받을수록 좋다는 퇴직금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25일 공포됐다. 집을 사거나 의료비로 목돈을 써야 하는 등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곤 퇴사 때까지 퇴직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금보다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함으로써 봉급생활자들의 노후 안정을 꾀한다는 방향 설정이다.
월급쟁이들의 최후의 보루 격인 퇴직금 지급 시기를 늦춘 것은 고령화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노후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해 보인다. 기대됐던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이 2008년 50%, 2028년 40%로 축소되고 있어 노후 대책으론 부족한 점이 많았다. 노후의 적정 생활비가 국민연금공단 계산으로도 부부는 월 175만원, 개인은 112만원이지만 국민연금은 월 300만원 근로자가 20년 가입해도 월 수령액이 77만원에 불과하다.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퇴직금 중간정산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실제 운용은 탄력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살다 보면 주택·의료 외에도 학자금 등 긴급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퇴직금의 일부만 중간정산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퇴직연금 제도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퇴직연금 가입자 수는 5월 현재 271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9.7%지만 사업장 수로는 7.1%에 불과해 기업들의 참여가 부진하다. 기존의 퇴직금은 장부 상으로만 쌓아둬도 되지만 퇴직연금은 외부 금융사에 적립·운용해야 돼 기업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금융사를 선택함으로써 빚어지는 갈등도 적지 않다. 주택연금이 근로자들의 주요 노후대책의 하나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적절한 관리도 필수다.
퇴직급여에서 소외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근로자 3명 중 1명꼴인 비정규직은 임금 수준도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퇴직금을 받는 경우도 37.5%에 불과하다. 향후 마련될 비정규직 대책엔 이 문제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